[SC골프교실] 라운딩 도중에는 간섭하지 마라
기사입력 1996년 10월 02일 15시 06분
골프장에선 이따금씩 신분파괴가 일어난다.
월백(越百)의 사장님이 싱글수준의 부장에게 `한 수' 배울 때도 있고 지체높 은 사모님이 캐디로부터 `특강'을 받기도 한다. 배우고 가르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잘 치는 사람이 못 치는 사람을 지도하는 것도 나쁠게 없다.
문제는 교습의 때와 장소이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라운딩 도중 하수(下手)에게 "이래라, 저래라…"라며 침을 튀기는 사람들이 많다. 이같은 현장지도는 외관상으로도 `꼴불견'이지만 경기시간도 한없이 지체시킨다. `라운딩 도중에는 코치를 삼가라.'
가르치는 쪽에서야 조언(助言)이겠지만 듣는 쪽에서는 간섭(干涉)이다.
그러잖아도 공이 안맞아 열받고 있는데 그때마다 `찾아와' 참견(參見)해대면 어떻 겠는가. 아무리 훌륭한 비결이라도 그것을 `평균 2초'라는 짧은 스윙순간에 소화해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가뜩이나 공이 안맞는데 새로운 주문까지 겹치니 진짜로 어떻게 쳐야할지 헷갈릴 수 밖에 없다. 이때는 "조금 천천히 쳐보세요"라거나 "공만 보세요"라는 정도의 조언에 그치는 것이 좋다. "스윙궤도를 이렇게 하라"라느니 "어드레스는 저렇게 잡아라"라는 등의 구체적 레슨은 백해무익이다. 그건 라운딩을 끝낸뒤 집근처 연습장에서나 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