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방랑인생' 끝
기사입력 1996년 10월 02일 14시 10분
## 고감독 "잘다듬으면 능가할 재목" 방랑은 끝났다. 울산 현대 `김삿갓' 김상훈(23)이 마침내 자리매김 됐다.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드와 사이드어태커로 이곳 저곳을 전전했던 올림픽대 표인 새내기 김상훈에게 스위퍼 임명장을 쥐어준 것이다. 이에따라 김상훈은 오는 5일 삼성전부터 계속 스위퍼로 출전하게 된다.
김상훈은 지난달 28일 다카에서 열린 모하메단과의 컵위너스컵 원정경 기서 절정에 달한 기량을 선보였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 빠른 주력을 앞세운 모하메단의 공격을 번번이 차단, 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김상훈은 후기리그 들어 팀에 합류했지만 막상 마땅히 뛸 자리가 없어 맥이 풀렸다. 만만한 포지션인 스위퍼도 고참 임종헌(30)과 이문석(26)이 버티고 있어 내심 내년 에나 주전을 넘볼 참이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출전한 경기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기량이 출중한데다 근성까지 가미돼 감독에게 후한 점수를 받게 됐다.
고감독은 넓은 시야, 뛰어난 대인마크와 위치선정 능력, 정확한 프리킥 능력을 지닌 김상훈을 지난달 1일부터 스타팅멤버로 경기에 투입했다. 경기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수비형 미드필더, 왼쪽 오른쪽 사이드 어태커, 최전방 공격수, 스토퍼, 스위퍼를 번갈아 시켜본 것. 김상훈은 9경기에 출전해 아직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팀 기여도는 최상 급이었다. 고감독은 "잘 다듬으면 (포항)를 능가할 수 있는 선수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멋진 활약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주전자리를 차지해 신바람이 난 김상훈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최고의 수비수가 될 그날을 위해 노력에 노력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