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권]○안조영3단 ●김승준4단 ♣
기사입력 1996년 10월 01일 14시 39분
제9보
(111~137) = 사면초가(四面楚歌). 백 112부터 혈로를 뚫기 위해 이리저리 몸을 틀어 보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달아나도, 달아나도 앞길에 깔린 병사들은 모두 흑 두건을 쓴 적군 뿐이다.
이미 초읽기에 몰린 상황이라 탈출로를 면밀하게 검증해볼 겨를도 없다.
백 124가 최후의 패착. 이 수로는 백 1로 한칸 뛰어 출로를 모색해야 했다. 흑 4에는 백 5로 물러나 조금 양보하고 백(백돌안의 △)의 안위를 확보했으면 아직 승패불명이라는 게 검토실의 중론이다.
흑 137로 만사휴의. 중앙 백대마의 혈로가 끊기면서 바둑은 끝났다. 153수까지 이어진 이후 수순은 총보로 미룬다.
바둑단신. 지난 24일 서울 에서 제1회 배 세계바둑 오픈전 본선토너먼트 2회전이 속개돼 8강진출자가 가려졌다.
한국은 이창호. 유창혁, 서봉수, 양재호 9단. 김성룡 4단 총 5명이 8강전에 진출, 명실상부한 세계최강국임을 다시 한번 입증.
특히 1회전에서 일본의 정상급 강호 고바야시 사토루 9단을 반집으로 꺾어 돌풍을 일으켰던 `빨강머리 신세대' 김성룡 4단은 2회전에서 맞붙은 국제스타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을 격파, 대회 최대의 스타로 떠올랐다. 1회전에서 중국의 1인자 마효춘 9단을 불계승으로 눌러 김성룡 4단과 함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던 객원기사 오송생 9단은 대륙의 후배 유소광 9단에게 석패.
8강의 남은 3자리는 일본의 고바야시 고이치, 요다 노리모토 9단과 중국의 유소광 9단이 차지했다.
패자대국료 1천5백만원을 이미 확보한 베스트 8인의 불꽃 튀는 격돌은 오는 28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속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