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주간 사랑방
기사입력 1996년 10월 01일 13시 46분
◈… 추석 연휴기간 프로축구는 일시 방학을 맞았지만 한-중 정기전과 클럽컵 등 국제경기는 잇따랐습니다. 국가대표팀과 울산 현대, 포항은 모두 승전보를 보내며 축구팬들에게 좋은 한가위선물을 보냈지요. ◈… 먼저 추석을 해외에서 보낸 울산 현대의 컵위너스컵 원정경기에 얽힌 뒷이야기부터 들어볼까요. ## 현대 해외원정 "꼬이네" ◈… 현대는 로 떠나는 첫날인 지난달 25일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서동명과 김상훈이 병무신고서류 미비로 본진보다 늦게 출국해 경유지 에서 합류했는가 하면 에서는 유고 용병인 조란과 브랑코가 입국을 거절당한 거죠. 그래서 조란과 브랑코는 선수단이 을 관광하는 동안 꼼짝없이 공항에서 10시간을 보낸 끝에 로 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현대의 원정경기를 맡았던 여행사가 돌아오는 비행기편을 확인하지 않아 편 예약이 취소돼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이철근 사무국장을 비롯한 프런트 직원들이 백방으로 뛴 끝에 무사히 일정에 맞춰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 추석은 어떻게 보냈습니까.
◈… 추석인 지난달 27일 현대선수단은 오전, 오후 연습을 마치고 주한 대사관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저녁식사후에는 추석맞이 한인축제가 열린 봉제회관으로 가 200여명의 교민들을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 아시아클럽선수권 2차라운드를 치른 포항도 뒷얘기가 전해지던데요.
◈… 포항선수들이 한가위 연휴기간에 자칫 주먹다툼을 할뻔 했답니다. 태국 농민은행이 포항에 와서 본색을 드러낸 게 화근이었지요. 한가위 이튿날인 지난달 28일 포항 전용구장서 포항과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 2차라운드 2회전을 치른 농민은행선수들은 홈경기 참패(0대4)를 의식한듯 초반부터 라데 에게 집중 반칙을 가했습니다. 특히 게임메이커 사솜이 를 수차례나 뒤에서 걸어 넘어뜨리자 라데가 달려가 한바탕 몸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양팀선수들이 "와-"하고 주먹다툼 일보직전까지 갔고 경기가 한동안 중단됐습니다. 박성화감독이 전반 17분만에 라데와 를 모두 교체, 분위기를 가라 앉히긴 했지만 자칫 국제적인 난투극이 벌어질뻔 했지요. ◈… 이 경기를 주관한 외국심판들이 한국의 추석 교통대란에 혀를 내둘렀다면서요. ## 김해에서 김포공항 변경 ◈… 말레이시아 심판 3명은 당초 경기전날인 지난달 27일 김포공항을 통해 포항으로 이동할 계획이었으나 추석의 극심한 교통난을 전해듣고는 급히 경로를 변경했답니다. 다행히 이들은 일본 후쿠오카를 경유, 김해공항으로 입국하는 기지를 발휘해 교통대란의 피해는 보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이들은 지난달 29일 출국하면서도 김해공항을 거쳐 일본 로 날아간 뒤 말레이시아로 귀국하는 우회 루트를 이용했는데 항공기 출발시간이 오후 5시인데도 이날 꼭두새벽부터 포항숙소에서 나서는 부산을 떨었다고 합니다. ## 中감독 엉뚱한 사람‘임명’
◈… 지난달 25일 한국과 제1회 정기전을 치른 중국대표팀이 입국할때부터 혼선을 빚었다면서요. ◈… 중국팀 입국에 앞서 대한축구협회 국제부가 지난달 19일 각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엉뚱한 사람을 중국대표팀 감독에 임명(?)한겁니다. 치우셍 감독 대신 중국축구협회 부회장인 동 량시안씨를 사령탑으로 기재한 것이지요.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국제부는 중국팀이 입국한 다음날 부랴부랴 정정 보도자료를 발송하는 촌극을 빚었습니다. ◈… 아무튼 이제 추석도 끝나고 2일부터 프로축구 후기리그 2차라운드가 속개됩니다. 이번 추석에 9개구단 사령탑은 저마다 밝은 추석 보름달을 바라보며 우승을 간절히 기원했을텐데 어느 감독의 바람이 이뤄질지 궁금해지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