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97농구대잔치] 반쪽대회 위기 ♣
기사입력 1996년 09월 30일 14시 44분
**실업팀 참가신청 연기 묵살 불씨…농구협-KBL 대립 96~97 농구대잔치는 `대학만의 리그'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마농구 단체인 대한농구협회와 프로농구를 추진하고 있는 KBL(한국농구연맹) 설립위원회(이하 KBL)는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96~97 농구대잔치와 관련한 입장을 정리, 마침내 독자적인 길로 접어들었다.
KBL측은 농구협회가 지난달 30일까지 96~97 농구대잔치 참가신청서를 제출토록 한 것과 관련, 지난달 24일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KBL이 10월 중순 정식으로 발족되며 KBL소속 실업팀은 KBL규정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이유로 참가신청을 이달말까지 한달 연기해주도록 요청키로 한 바 있다.
이에따라 KBL소속 8개 실업팀은 지난달 25일 농구협회에 참가신청 연기를 요청하는 공문을 각 팀별로 제출했으며, 참가신청 마감시한인 지난달 30일을 넘김으로써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농구협회측은 지난달 30일 "KBL소속팀들이 참가신청서 대신 연기 공문을 보내온 것은 유감"이라며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이에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지만 농구대잔치 일정이 촉박해 협회로서는 더이상 참가신청을 연기할 방법이 없으며 또 그럴 명분도 없다"는 확실한 입장을 밝혀 파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농구협회는 이에앞서 지난달 24일 열린 제9차 이사회에서 KBL측이 "내년 1월18일 개막 예정인 프로 원년리그와 중복된다. 일정을 당기지 않으면 실업팀의 농구대잔치 참가가 불가능하다"며 조정을 요구한 남자부 경기를 제8차 이사회의 결정대로 오는 12월19일 개막해 내년 1월31일 폐막키로 다시한번 확인한 바 있다.
KBL측은 농구협회가 용병출전을 불허한데 이어 일정조정의 요청까지 묵살하자 사실상 `결별'의 수순에 들어간 것.
KBL 고위관계자는 "운영위원 대다수가 농구대잔치 참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농구협회와 더이상 줄다리기를 하다가는 원년 프로리그 추진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오는 11월초 미국 에서 용병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프로농구 출범을 위한 독자적인 행보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96~97 농구대잔치는 `실업과 대학이 함께 출전하는 마지막 축제'가 무산되고 대학과 11월 창단예정인 아마실업팀 만이 출전하는 `반쪽대회'로 진행될 것이 확실시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