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화 겐나디] '이제 더이상 실수는 없다' ♣
기사입력 1996년 09월 30일 14시 18분
"두번 다시 실수는 없다." 천안 일화의 러시아산 스위퍼 겐나디(32)가 완벽수비를 다짐하고 있다.
최소한 실수로 최후방이 뚫리는 실책 만큼은 철저하게 없애기 위해 재삼 정신력을 가다듬고 있는 것.
사실 코리안리그엔 겐나디 만큼 기량이 빼어난 수비수도 드물다.
돌파를 용납지 않는 철저한 대인마크, 칼끝같이 예리한 슬라이딩 태클, 시원스럽게 공격로를 열어주는 여유로운 볼처리….
그의 수비는 `교과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여간해선 팬들의 눈에 띄지 않는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겐나디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7일 일본에서 벌어진 벨마레와의 제2회 아시안슈퍼컵 2차전에선 `철벽방어'로 일본 관중들과 취재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문제는 가끔씩 나타나는 어이없는 실수.
`한 골 승부'로 일컬어지는 축구에서 최후방 수비수의 실책은 곧 `실점'을 의미하므로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오점으로 남게 된다.
결국 `아차' 한번에 팀도 망가지고 선수도 욕을 보게 되는 것이다. 겐나디가 그런 경우였다.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다가도 이따금씩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여하튼 겐나디는 그 괴상하고도 고집스런 버릇 때문에 이장수 감독에게 꾸중도 숱하게 들었다.
올초 그가 `고향앞으로'의 대상에 올랐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겐나디에게서 그런 실수는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자신의 고집이 얼마나 고약한 결과를 불러들이는지 여러차례의 체험을 통해 깨달았고, 약점을 고치기 위한 각오와 노력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