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돈야구보기] 'MVP 바로 세우기'
기사입력 1996년 09월 30일 13시 56분
정부의 `역사 바로세우기'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내려질까. 초반에는 서슬 퍼런 의지로 정말 시원하게 청산한다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잘못 써진 역사를 올바르게 하려면 뿌리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말도 많다.
현재로는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평가할수 없지만 역사 바로세우기가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이 대단했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국내 최고의 인기스포츠인 를 바로세우기 잣대로 잰다면 어떻게 될까.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는 `역대 MVP 바로세우기'를 한다면 결론은 어떻게 나올까.
역대 15명의 MVP중에는 누구나 공감하는 최우수선수가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 잘못 세워진 MVP도 여러명 있었다. MVP 투표에 직접 참여했던 전-현직 기자들도 3명의 선수들은 억울한 경우라고 말하고 있다.
▲ 84년 타격의 트리플 크라운인 홈런, 타점, 타율을 휩쓴 삼성 가 최우수선수가 되지 못한 것 ▲ 93년 신인왕으로 MVP를 노린 삼성 이 신인왕과의 동시석권이 어렵다는 편견으로 되지 못한 것 ▲ 그리고 작년 20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의 이 건방지다는 이유로 월계관을 쓰지 못한 것 등이 최악의 MVP 선정이라는 것이다. 만일 MVP 바로 세우기 위원회가 결성된다면 올해도 MVP 선정에 문제가 있었던 해로 간주할 것은 뻔한 일이다.
지난달 24일 발표한 올시즌 MVP에 한화의 이 선정됐다. 그는 65표중 30표를 얻어 MVP에 올랐다.
물론 이 세운 4관왕(다승, 구원, 방어율, 승률)기록이나 업적이 대단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은 구원투수다. 그렇다면 선발, 중간계투요원, 마무리요원으로 분업화가 철저히 이루어지는 요즘 추세로 볼때 의 4관왕 기록을 존중해 MVP를 뽑았다는 것은 아무래도 문제다.
100년 역사의 미국이나 일본에서 구원투수가 다승왕에 올랐다는 기록은 없다.
더군다나 그가 따낸 다승기록은 선발투수로 나서 5이닝 이상을 던지고 챙긴 승리가 아니라 1~3이닝을 던져 따낸 승리가 많다. 그 상황이 무승부건 아니건간에 구원투수의 다승 기록은 야구 후진국에서나 나올수 있는 기록이다.
세계화시대에 한국에서만 가능한 한국적 MVP를 선정한 투표인단의 모습을 보면서 MVP선정 투표를 기자들이 사양하고 ()에 맡기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2년 연속 MVP 선정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다가 기자들이 하는 투표에서도 특정지역을 내세운 몰표가 난무하고 있고 나누어먹기 형식을 빌리고 있으며 책임감을 갖고 투표하는 사람들이 적었기 때문이다.
의 MVP는 한번 기록되면 수정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확하고 누구나 공감하는 MVP를 뽑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2년 연속 최우수선수 선정 문제가 잡음으로 휩싸인다면 그것은 분명히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도 이미 제도화된 MVP 선정 투표 방식을 방관해서는 안된다.
선정을 누가 했던 잘못되었을 때 최후의 책임은 의 몫이니까.
< 야구부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