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안조영 3단 ●김승준 4단
기사입력 1996년 09월 29일 16시 41분
## 본선 토너먼트 제11국 제7보 (72~87)=백 72. 이 수는 어떨까. 부분적으로 나무랄데 없지만 지금 중앙은 가볍게 처리할 곳이다. 백 72로는 79의 곳을 두는 쪽이 좋았다. 두는 자체로도 크지만 손을 뺄 경우 흑 `가'로 빠지는 수가 있어 79의 곳을 선수로 막힌다. 다시 말해서 백 79로 밀고 나오는 수는 13, 14집은 족히 되는 기분 좋은 역끝내기(역끝내기는 보통 2배로 계산)인 것이다.
하변에서 한숨 돌린 백이 중앙수습에 나설 때 노타임으로 김 4단이 달려간 곳은 좌하귀. 뭔가 하변에서 당했다는 느낌이었을까. 흑 73은 거칠다.
여기는 앞서 밝힌 대로 의 수단이 있는 곳(흑 5 다음 A, B가 맞보기)인데 흑 73으로 뛰어들어 이하 백 78까지 오히려 한점을 보태주면서 맛을 없앤 꼴이 돼버렸다.
역전무드. 하변과 좌하귀에서 연속된 흑의 실착으로 국면의 흐름이 이상해졌다. 그나마 손을 돌려 우하귀를 막은 흑 79가 침착한 선수.
백 82는 어쩔 수 없다. 손빼면 흑 `가', 백 `나', 흑 `다'로 백 넉점이 선수로 떨어진다.
상변 흑 83도 큰 곳이긴 하지만 이 수로는 의 흑 1, 3으로 삭감하고 싶다는 견해가 있었다. 백 84, 86으로 좌상일대가 고스란히 백집으로 굳어서는 아무래도 덤이 부담스러운 형세.
연속된 실착으로 비세에 몰렸건만 김 4단은 여전히 태연자약하다. 흑 87도 노타임. 몸은 상변에서 움직이지만 날카로운 눈길은 줄곧 중앙에 떠 있는 백을 주시하고 있다.
자, 백은 중앙만 별 탈 없이 수습하면 승리를 거머쥘 것 같은데….
< 해설.김재구 8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