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ML메시지]'전게임 소화 감격…내년에 10승OK'
기사입력 1996년 09월 25일 14시 46분
벌써 올시즌이 다 끝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이번 주말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3연전을 끝으로 96년 정규시즌은 마감이다.
1백62게임을 에서 치른 감격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
첫 풀 시즌은 참 힘들었다.
야구 자체가 어렵다기 보다는 이 넓은 땅을 쉴새 없이 돌아다니며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것이 힘들었다. 날씨도 다르고 시간도 때로는 3시간씩 차이가 나고 만나는 사람들, 음식….
그러나 지난 2년간의 마이너리그 경험이 큰 도움이 됐고, 열심히 노력해 시즌을 잘 보내게돼 다행이다. 참으로 어렵게 에 올라왔고, 팀이 계속 우승권을 다투는 가운데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지 않고 풀시즌을 뛰었다는 것은 앞으로 미국에서의 야구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최고의 마운드를 보유한 의 투수군에서 당당히 활약할 수 있었던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 추운 에서 첫 승을 따낸 일, 마르티네스의 부상으로 당당히 선발 투수로 뛰던 일, 구원으로 임무가 바뀌며 불펜에서 대기하던 일, 팬들의 성원과 도움. 그런 많은 사건들이 벌어진 96년 시즌이 훌쩍 지나가고 있다.
올시즌 5승4패의 성적은 나에게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거의 전반기에 거둔 성적이지만 선발로만 계속 나선다면 10승쯤은 문제 없다는 자신감을 안겨 주었다. 더 많은 활약을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후반기에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고, 팬들에게도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이제 플레이오프가 끝나고 올해가 가고 나면 나의 루키 시즌도 모두 끝나고 2년생이 된다. 내년 시즌은 많은 기대가 된다.
아직 젊으니까 점점 발전할 일만 남았다.
한 계단, 한 계단 빠뜨리지 않고 정상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겠다.
그동안 성원해 주시고,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팬들께 지면으로나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올 겨울에도 더욱 노력해 내년 시즌에는 노모 히데오 못지 않은 쾌투를 다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