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욱 감독의 스릴러 극장-카피캣]
기사입력 1996년 09월 24일 15시 14분
**-반지하 아파트 욕조안 세번째 희생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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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매켄지의 통기타 연주에 맞춰 `'가 흘러나오고,
케이블 카를 타고 언덕을 오르면 태평양 위로 피보다 짙은 낙조가 채색된다.
오늘도 절망하는 영혼의 추락을 기다리며 북쪽으로 꼬리를 내린 금문교의 네온도
잊을 수 없거니와 예술과 문학이 적절한 선에서 교차되는 노스비치의 카페거리와 골든 게이트에서
프레시디오에 이르는 유서깊은 공원들은 금세라도 관광객을 끌어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이 평화로운 도시에서 세번째 시체가 발견된 것은 메리 제인 모나한 형사가 한참 장애물 사격 연습에 심취해 있을 때였다. 그녀의 신참내기 파트너, 루벤 고에츠가 어둠속에서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범인들의 가슴을 정확하게 꿰뚫은
반면에 모나한은 언제나 범인의 어깨만 관통시키는데 관심이 있는 듯했다.
"선배 그러다간 범인 놓쳐요!"
그런 후배에게 "팔만 못쓰게 하면 됐지 죽일 것까지 없잖아"라고 말해주려다가 모나한은 호출을 받고 성급히 사격장을 빠져나왔다.
포트레로 힐의 반지하 아파트에서 발견된 세번째 희생자는 욕조속에 길다란 다리 한쪽을 늘어뜨린 채 숨져 있었다. 이미 죽은 다른 두명의 희생자와 꼭같이 목의 상흔과 왼쪽 눈이 움푹하게 파여 들어가 있었다.
세번째 희생자를 기점으로 거물급 요원을 비롯해 의 모든 언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죽은 지 얼마나 됐어?"
모나한 형사가 자그마한 체구를 시체쪽으로 숙이며 감식반에게 묻는다.
"8시간이요…범행의 수법은 똑같구요."
모나한 형사는 순간 죽은 여자의 방안을 훑어본다. 건조대에 잘 정돈된 접시들, 부엌 싱크대 천장에 가지런히 걸려있는 냄비와 프라이팬, 그리고 마른 꽃잎들….
이토록 착한 여자들을 잔혹하게 죽여나가는 범인은 대체 누구란 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