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숙] 당돌한 여자 ♣
기사입력 1996년 09월 24일 14시 54분
## ‘깡패수업’호스티스 삼순역 영화 `깡패수업'(김상진 감독-우노필름 제작)에서 여주인공인 술집 호스티스 삼순역을 맡고 있는 조은숙이 첫촬영을 `거친 몸싸움' 연기로 장식하며 화제를 모았다. 최근 일본 신주쿠의 한 술집에서 조은숙이 빚쟁이와 격렬하게 다투는 장면이 촬영되며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것. 원래 콘티는 조은숙이 일본인 빚쟁이로부터 무차별로 얻어터지다가 나가 떨어지는 것. 실컷 두들겨 맞고 쓰러지는 장면을 연기한 조은숙은 바짝 약이 올라 김상진 감독에게 `특별주문'을 했다. "감독님, 제가 쓰러진 다음에 일어나서 빚쟁이를 두들겨 패는 것으로 바꾸면 안될까요?" 강우석 감독의 조감독 출신으로 신인감독답지 않게 현장에서의 임기응변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김상진 감독은 조은숙의 제의를 "재미있다"며 즉석에서 받아들였다고. 조은숙은 벼르고 별렀다는 듯이 빚쟁이로 나오는 일본 배우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대반격'을 하는 장면을 리얼하게 연기, 스태프들의 박수를 받았다. 또한가지 조은숙을 기쁘게 한 것은 일본인 촬영감독 하야시준이치로의 반응. 하야시는 통역을 통해 "연기가 정말 좋았다"고 전달하며 조은숙을 한껏 추켜세운 것. "일본에서 첫촬영이고 상대역과 스태프들도 일본사람이어서 몹시 긴장됐던 것이 사실인데 기분좋은 스타트로 한결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의 극장매표원역으로 극찬을 받았던 조은숙은 `깡패수업'을 통해 흥행배우로서도 인정받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