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한 세상]
기사입력 1996년 09월 24일 14시 34분
##‘콘돔자판기 대학내 설치요구’이색시위 일반인들의 눈에 비쳐지는 대학생은 어떤 모습일까? 나이든 사람들은 요새 대학생은 놀러다니기만을 좋아해 걱정이라는 얘기로 시작해, 긍정적인면보다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한다. 그리고 고등학생에게 물어보 면 시험 지옥에서 벗어날 수있어 빨리 대학생이 됐으면 좋겠다고도 한다. 그러나 학부형들중에는 어렵게 보낸 대학에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마치 우리시대의 영웅인양 데모만을 일삼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한다. 서양이나 일본 등 선진국을 자처하는 나라에서는 1970년대 이전에 데모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졌다. 그러나 우리네 일부 대학생들은 데모를 필수품쯤으로 여기고 있으니 걱정이 아닐수 없다. 부모님들은 고생해가며 대학에 보내는데 이 모양이라며 우는 모습을 그 학생은 본적이 있는지. 대학 4년 내내 데모만하다가 대학에서 쫓겨나듯 졸업한 선배들에게 말을 시켜보면 그들은 "그땐 순진하고 철이 없었어"라며 쓴웃음을 짓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고
선진국 대학생들이 전혀 데모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엄연히 데모할 때가 있다. 그들의 주요 주장은 수업료 인상에 대한 항의다. 우리처럼 책상을 밖에 내던지는 등의 야만적인 짓은 안한다. 그들은 현실적으로 부당한 처사에 대한 항의를 한다. 그런데 1990년 미국의 일리노이주 대학 학생회에서는 이색적인 항의가 있었다. 먼저 그들의 주장을 보면 `대학 구내에 콘돔 자판기를 설치하라'였다. 즉 대학내에서 성행위가 자행되고 있으나 콘돔이 없어 임신의 우려가 더구나 무서운 에 전혀 무방비 상태이니 자판기를 설치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나 `대학은 창녀촌과 구별돼야 한다'는 이유로 거절 당했다. 선진국이라는 나라의 대학생들은 이런 요구까지 하는 세상인데 우리 대학가에서는 언제나 화염병이나 쇠파이프가 사라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