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약체 LG에 역전패, 선두권 진입 제동
기사입력 1996년 09월 23일 15시 27분
**첫 4연승 좌절… 허정무감독 허탈 **스토퍼 보강 '발등의 불' `칠부능선'을 넘기가 이리도 어려운 것일까. 후기리그 들어 3연승을 구가하며 은근히 정상까지 넘보던 전남이 22일 안양 전에서 1대2로 역전패, 결국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경기 후 "차라리 약이 된 경기였다"는 허정무 감독의 맥풀린 얘기엔 짙은 아쉬움이 배어있었지만 의외로 담담하게 패배를 받아들였다.
사실 전남으로선 이날 전이 후기리그 성적을 판가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고비였다.
내달 3일 부천 전과 6일 포항전에 대한 중압감을 미리 해소하기 위해서도 상대적으로 약체로 꼽히는 만큼은 놓칠 수 없었던 것.
특히 이날은 창단 후 첫 4연승이 달려있는 승부였을 뿐만 아니라 다음 경기까지 열흘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기필코 잡아야 했던 경기였다.
그러나 전 패배가 아쉬운 만큼 전남에 시사하는 바도 컸다는 게 중평이다.
전남의 전력을 평가절하해서가 아니라 정상권을 넘보기에는 아직 미진한 점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고참 김봉길이 최근 4경기에서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이고 부산 대우와 부천 에서 각각 이적해 온 김정혁과 김기선이 기대 이상으로 분투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사' 한명 없이 `정상권 운운'하는 일은 과욕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다.
후기리그 들어서 전남은 미드필드를 장악, 매 경기 주도권을 쥐면서도 마지막 순간에서 벽에 부딪히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은 걸출한 장신 스트라이커의 영입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
허감독은 "골잡이도 급하지만 더욱 아쉬운 자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상대방 골잡이를 묶어둘 수 있는 스토퍼"라면서 "두가지 필수불가결한 요소중 한가지라도 충족되지 않을 경우 우리 팀의 조기 정상 진입은 난망하다"고 잘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