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안조영 3단 ●김승준 4단
기사입력 1996년 09월 22일 15시 18분
## 본선 토너먼트 제11국 제 3 보. (17~22) = 흑 17. 우연히 검토실에 들렀다가 이 수를 본 중견강자 하나가 불쑥 끼어든다. "야아, 대단한데요… ."
무엇이 대단하다는 뜻인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아마추어들을 위해 한마디 부연하면 흑 17은 대단한 인내가 필요한 수라는 것. 흑 `가'의 어깨짚기가 한눈에 보이는 시점에서 실전처럼 견실하게 참아두고 상대가 상변을 크게 도모하는 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자신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흑 17로 의 흑 1로 어깨짚어가는 공격적 타법이 있다. 그러면 백은 2, 4로 밀어 올려두고 백 6. 좌변 형태의 급소를 찔러 반격한다. 흑 7, 백 8로 급박하고 어지러운 싸움. 예상대로 백은 18로 한칸 뛰어 상변을 크게 지켰으나 이 수는 한발 옆 `나'의 곳에 두어야 했다. 어차피 어른쪽 형태는 백 18을 두어도 `다'쯤의 1수 보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차라리 백 `나'로 좌상쪽의 뒷맛을 없애는 게 현명했다는 얘기. 실전 백의 형태는 의 흑 1이하 7까지, 또는 의 흑 1, 3으로 파가(破家)하는 수단이 남지만 백 18을 `나'의 곳에 두었다면 좌상 백진은 완벽해진다. 흑 19. 김 4단이 상변 백의 확장을 허용한 것은 이곳이 상변 못지 않은 대세의 요점이기 때문이다. 백 20은 `서로 마주보는 곳의 중앙'에 해당하는 큰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