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 96프로야구]
기사입력 1996년 09월 22일 15시 12분
현대 `미들맨' (25)은 걱정이 태산같다. 오는 10월27일은 장가가는 날.
달콤한 신혼을 앞둔 예비신랑 얼굴이 그리 밝지 않은 것은 바로 허리가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럴만도 하다.
페넌트레이스 126경기 가운데 무려 54%에 달하는 68경기에 출전했으니 몸이 성할리 없다. 삼미 장명부(83년), (86년)의 60경기 등판을 뛰어넘는 `최다출전 신기록'을 세우며 6승5패 3세이브, 방어율 2.11의 성적을 올렸다. 몸을 뒤틀며 던지는 사이드암스로 투수인 탓에 허리에 느끼는 부담은 남들의 두배다. 목포 영흥고 출신으로 연고팀인 해태에서 뛰지 못하고 인천까지 밀려 프로생활을 시작한지 어언 6년째. 올시즌 `중간계투왕'을 차지한 덕분에 장가갈 밑천까지 마련한 셈이다.
창단팀 현대가 주위의 예상을 깨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 것은 의 쉴새없는 등판 덕분이다. 과 함께 해태의 미들맨들도 `중간계투 전성시대'를 활짝 꽃피웠다.
해태 고졸 2년생 임창용은 사이드암 `최고시속'인 145㎞의 직구를 앞세워 감독으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해태 좌완 이재만도 중간계투로 나가 행운의 승리를 낚아 데뷔 3년만에 첫승을 올리는 감격을 맛봤다. 올시즌 28경기에서 삼성 마운드의 숨통을 틔워준 장정순은 2차례의 오른쪽 무릎 수술을 딛고 일어선 인간승리의 표본. 그러나 롯데는 3할에 육박하는 팀타율에도 불구하고 중간계투가 없다는 이유 때문에 6위로 추락, 좋은 대조가 됐다. 또 `투수분업화의 원조' 는 20승투수 이 허리부상으로 주저앉자 미들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오리지널' 중간계투 민원기 등은 에 밀려 별 성적을 못 냈고, 선발진에 비해 막강한 중간계투와 마무리를 보유하는 기현상을 낳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