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김봉길] 저격수‘이름값’
기사입력 1996년 09월 22일 14시 48분
`저격수' 김봉길(전남)의 명중률이 높아지고 있다. 김봉길은 지난 4일 천안 일화전에서 김도근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한데 이어 7일 전북전과 11일 울산 현대전에서 내리 2골을 터뜨려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따냈다. 최근 전남이 3연승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동안 그도 단단히 한몫 거들었던 것이다. 축구선수에겐 환갑이라는 서른한살.
김봉길의 요즘 플레이를 지켜보노라면 그는 오히려 회춘(回春)하고 있는 듯 하다. 공격 2선에 물러나있다가도 찬스다 싶으면 굶주린 맹수처럼 골문을 향해 온몸을 내던지는 과단성. 따라붙는 수비수들을 따돌리며 터치라인을 치고들어가다 넘겨주는 총알같은 센터링. 거기다 연륜에 걸맞게 깨끗한 경기매너로 동료와 후배선수들을 다독거리는 리더십. 지난 6월 허정무 감독이 취임한 후 김봉길은 으레 후반전이면 교체돼 나갔고 그때마다 축구팬들은 "이제 그의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김봉길 자신도 그렇게 경기 중간에 불려 나오는게 부끄러웠다.
그러나 허감독의 이러한 조치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폭염 속에서 매주 2경기씩 치르는 강행군에 따른 체력의 급격한 저하를 막자는 것이었고 한경기를 풀타임으로 뛸 경우 다음 경기엔 반드시 반경기만 그라운드에 나서게 했다. "김봉길 같은 팀의 기둥이 무너지면 우리 팀은 헤쳐나갈 길이 없다"는게 허감독의 의중이었다. 날씨가 선선해지는 요즘 그의 출전주기에도 다소 변화가 있었다.
2경기를 90분간 풀로 뛰고 1경기는 절반만 경기에 투입되는 것이다.
염려했던 것 보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덜했고 예전보다 경기감각이 쉽게 몸에 배 출전주기를 바꾸자마자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현역선수로 남아있을 2~3년내에 한차례쯤은 우리 팀을 정상에 올려놓고 싶습니다." 입단 첫해인 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규시즌 우승 샴페인을 맛본 김봉길의 마음은 더욱 급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