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동] 들어올땐'찬밥' 어느새'보배' ♣
기사입력 1996년 09월 21일 14시 44분
`성적은 입단순이 아니다.'
프로 스포츠세계에서 하나의 불문율처럼 통하는 말이다.
안양 의 루키 김현동(24. MF)이 올시즌 이 말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올해 유니폼을 입은 신인은 모두 9명.
이중 최하위인 9순위로 입단한 김현동은 유일하게 계약금도 받지 못했다.
그에게 계약금을 줄만한 근거가 없었다는 게 신인선수 계약을 담당했던 구단
프런트의 설명.
시절 4년간 소속팀이 중앙무대에서 한번도 4강에 들어보지
못했던데다 개인적으로도 스카우트들의 뇌리에 남을만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장 1m63의 단신 핸디캡까지 지니고 있었다. 현재 그의 신장은
프로축구선수중 최단신.
구단측으로선 그저 머릿수 하나 더 채운다는 생각에서 뽑았던 선수가
김현동이었던 것이다.
김현동은 연봉 1천2백만원에 만족하고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지금 김현동은 입단 9순위의 형편없는 선수가 아니다.
입단시의 설움을 씻고 공격의 주역으로 힘차게 받돋움하고
있는 것.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전기리그 6경기에 출전해 1골 1어시스트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비록 교체멤버였지만 신인중 단연 돋보이는 성적표.
후기리그들어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있는 김현동은 드디어 지난 18일의
포항전(0대0)때는 스타팅멤버로 나서 기라성같은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무엇보다 상대 수비수의 의표를 찌르는 패스가 일품이고 또 경기의 흐름을
읽어내는 시야도 넓어 신인답지 않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조영증 감독은 "키가 작은 선수도 얼마든지 훌륭한 축구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김)현동이가 보여주고 있다"면서 "경기경험만 좀더 쌓으면 확실한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어느곳에서도 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에서 내 능력을 한번 멋지게 발휘해 보겠다."
` 촌놈' 김현동이 어금니를 깨물고 12년 축구인생의
`무명 탈출'을 굳게 다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