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곤 가출사건] 시사회 평점‘A+’ ♣

기사입력 1996년 09월 20일 14시 25분


## 위트-따뜻한 인간미 코미디한계 극복

`박봉곤 가출사건'(김태균감독·영화세상제작)이 잘만들어졌다.

기획단계부터 화제를 뿌렸으나 개봉(21일)이 임박하도록 후반작업이 끝나지 않아 우려를 자아냈던 `박봉곤…'은 가까스로 완성돼 가진 시사회에서 `수작'으로 평가를 받았다.



`박봉곤…'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깔끔한 장정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점. 영화 전편에 펼쳐지는 유쾌한 위트와 따뜻한 인간미가 낭만적인 분위기를 구축, 한동안 유행이 되다시피했던 코믹멜로와 블랙코미디 등
코미디영화의 장르한계를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또 자아를 찾아 가출한 주부의 로맨틱 러브스토리가 다분히 몽상적이어서 자칫 현실감의 결여나 치기어린 코미디로 흐를 위험도 적지 않았으나 이것 또한 박봉곤을 비롯한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주어진
캐릭터에 생동감이 넘쳐나면서 자연스럽게 화면에 녹아들었다.

`박봉곤…'의 수작 판정에는 실로 오랜만에 보는 배우들의 호연도 단단히 한몫한다.



@@ -심혜진 물오른 연기 한몫

`투캅스'를 제외하고는 몇차례의 코미디영화에서 쓴 맛을 보았던 는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으며, 물이 오를대로 오른 의 연기는 삽상하기 짝이 없다. 특히 두 사람이 추는
탱고춤 장면은 신예 김형구 촬영감독의 유려한 카메라워크에 힘입어 `여인의 향기'에서 알 파치노가 보여줬던 것보다도 훨씬 큰 감동을 안겨준다.

데뷔하는 김태균 감독의 섬세한 연출은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왔던 선배 이명세감독의 연출풍을 상당히 닮아있으면서도 이감독과는 달리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상업적 편의주의를 차용,
영화적 재미를 고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 이창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