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통신] 환차익에 울고 웃는 이방인
기사입력 1996년 09월 20일 14시 10분
요즘 일본도 불황이라고 하고 한국도 경기가 침체상태인데 일본에서 돈을 벌어 한국에 보내는 나는 경제문제 가운데 가장 관심있는 부분이 외환사정이다. 일본 엔화가 한국 원화보다 7.5배 가량 가치가 높은데서 생기는 환차익 때문이다.
엔화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이익이 큰데 한때 100엔당 900원이 넘었던 엔화는 내가 일본에 진출한 이후 자꾸 가치가 떨어져 지난 여름에는 100엔이 730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래서 외환딜러처럼 비쌀 때 파는 재테크가 필요하다.
최근 소식통에 의하면 엔화를 한국에서 팔면 100엔이 750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나는 매달 광주에 계신 아버지께 500만엔(약 3천750만원)씩을 송금하는데 100엔당 20원씩 비싸지면 한국에서는 100만원 차이가 난다.
더욱이 한국과 일본의 큰 차이점은 은행이자다.
일본은 은행예금이 보관기능에 초점을 맞춰져 있어 이자래야 고작 3~4%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국은 연이율이 평균 10%는 되고, 고이율 예적금의 경우 12~13%정도여서 이자 수입이 많다.
처음 일본진출이 확정됐을 때 6개 은행의 광주지점에서 송금 유치경쟁이 붙었는데 결국 작은 매형의 친구분이 있는 에 맡겼다.
알려진 대로 한국에 있을 때부터 나의 재산관리는 아버지께서 모두 해주셨고, 생활비와 용돈을 타서 썼다.
어떤 선수들은 사채나 주식 등에 투자했다 손해를 보거나 피땀 흘려 번 돈을 모두 날려버리는 사례도 있다지만 아버지는 광주의 개발요지인 송정동쪽에 땅을 사두셔 많은 이익을 남겼다.
재테크에는 역시 경험이 풍부한 아버지가 훨씬 든든하고, 나도 신경 안쓰고 홀가분하게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어 마음이 편했다.
관광이나 업무차 일본에 오실 계획을 가진 분들께 충고 한마디.
일본에 와서는 일본의 화폐가치, 물가대로 생각하고 돈을 쓰는 것이 좋다고 한다.
최대한 절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꼭 써야할 경우에 일일이 음료수 한캔에 얼마, 밥 한공기에 얼마 하는 식으로 한국의 가격과 비교하면 골치만 아프다.
웬만한 대도시의 택시 기본요금이 650엔(약 4천900원)인데 꼭 필요할 때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하는 택시안에서 "한국은 기본요금이 천원인데 어이구 아깝다, 아까워"를 연발해 봤자 여행 기분만 망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