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현대 김용휘단장도 전경기출전
기사입력 1996년 09월 19일 16시 08분
○…현대에는 `전경기출전 선수'가 2명 있다.
한명은 괴물신인 이고 다른 한사람은 김용휘 단장.
4월13일 개막전부터 지난 18일 페넌트레이스 마지막경기까지 현대경기가 펼쳐지는 `그 자리'엔 어김없이 김 단장이 서 있었다. 아마추어 경력 20여년이라지만 프로에서는 `신인'에 불과했던 김 단장은 126경기 를 모두 마치고 나자 지그시 눈을 감았다. 숨가쁘게 뛰어온 한해가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갔다.
팀이 잘 나가던 전반기에는 부러운게 없었다.
그룹 사장단회의에서도 " 최고"라며 추켜세우는데다 어렵게 스카우트한 마저 펄펄 날아다니니 단 일을 하고 있다는 게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 없었다. 물론 좋은 날만 있지는 않았다.
후반기들어 선두 자리를 내주고 자꾸 순위가 처지자 신경이 부쩍 날카로워졌다. 경기에 패한뒤 `윗 분'들의 전화를 받을 때면 괜시리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 이었고 선수들이 피로한 기색이 역력할 때면 제 살이라도 깎아주고픈 마음이었다. 그러는 사이에 선수들과도 정이 많이 들었다.
팀내 최고참 윤덕규는 김 단장을 아예 "큰 형"이라고 부를 정도고 선수 하나하나 와 흉금을 털어놓을 정도가 됐다. 그러나 `자본주의 스포츠의 꽃'이라는 야구단을 운영함에도 불구하고 `돈만 앞세 우는 구단'이라는 이미지가 박힌 점이 너무 아쉽다.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한 50점, 아니 30점도 안 될 거예요"라는 김 단장.
"내년에도 전경기출전 할겁니다"라는 말도 물론 잊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