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블루 사이공
기사입력 1996년 09월 19일 14시 43분
## 극단 ‘모시는 사람들’@@ 25∼내달3일 문예회관대극장## 뮤지컬로 듣는 슬픔의 베트남전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다룬 재미있고도 슬픈 뮤지컬 한편이 가을무대를 수놓는다. 극단 모시는사람들이 올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으로 출품, 25일부터 10월 3일까지 대학로 문예회관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블루 사이공'(김정숙 극본, 권호성 작곡.연출)이 그것.
제2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극본상을 받은 연극성이 짙은 무대. 베트남전이 가져다준 상처를 애잔하게 그려냄과 동시, 한국병사와 베트남 처녀 사이에 태어난 라이 따이한의 이야기가 실감나게 펼쳐진다.
`구명전자'에 기술연수를 온 라이따이한 김북청은 한국인의 집단폭행에 항거하다 돌발적으로 직원을 살해하게 된다. 그는 인질을 미끼로 한국인 아버지를 찾아달라며 경찰과 대치한다.
그러나 같은 시간 김북청이 찾는 아버지 김문석 상사는 고엽제 후유증으로 지옥같은 나날을 보내며 죽음을 향해간다. 딸이 밀어주는 휠체어에 기댄 채.
한국에서 결혼하여 얻은 딸 역시 고엽제 후유증으로 언어장애와 근육장애를 얻어 활동이 부자유한 육체적, 정신적 고충을 겪고 있다.
죽음을 앞둔 김상사는 세상을 하직하기 전 평생동안 숨겨온 비밀을 밝힌다. 그것은 베트남전 당시 중대원 전원이 참가했던 케산 전투에서 자신만이 살아 무공훈장을 받고 전쟁 영웅으로 대접을 받은 사건의 뒷 이야기. 자신이 사랑한 베트남 처녀가 베트공의 공작원이었으며 그녀가 자신으로부터 전투정보를 입수, 베트공에 알림으로서 중대원 전원이 몰사를 당했다는 게 그것.
결국 김상사는 깊은 회한과 고통 속에 눈을 감는다. 그리고 그의 라이따이한 아들 북청과 그의 병을 물려 받은 딸 신창이 뜨겁게 손을 잡게 된다는 게 극의 흐름.
이 무대는 베트남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채 후유증과 함께 우리 곁에 남아있음을 고발한다.
김상사에 개성파 배우 손병호, 월남처녀에는 뮤지컬 전문배우 강효성이 출연, 연기대결을 벌이며 `뜨거운 안녕'의 중견가수 임희숙씨가 생애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특별출연, 눈길을 끈다.
여기에 박혜숙 조준형 고영하 박선욱 김경호 박길수 윤영걸 김경호 등 30여명의 배우들이 출연, 역사가 남긴 비극을 슬픈 노래와 춤으로 형상화 한다. 평일 오후 4시, 7시30분. 토 일 오후 3시, 6시30분. 743-2801 < 박용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