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양준혁] 첫 전경기출전 타격왕‘눈앞’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8일 14시 18분
## “막판 기록만들기 거부 당당하게 왕관” 삼성 (27)이 또하나의 신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全)경기 출전'과 `타격왕'이라는 물과 기름처럼 간주됐던 두 부문을 동시에 이뤄내는 것이다.
17일 현재 124 전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은 타율 3할4푼9리로 사실상 타격왕을 굳힌 상태.
나머지 2경기에만 나가면 전인미답의 전경기 출전과 타격왕의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게 된다.
타격 1위가 전경기에 출전한다는 것은 그 의미가 상당히 크다.
그동안 국내 는 해마다 시즌막판에 타이틀 싸움을 벌이게 되면 전자계산기를 두드리는 일이 일반화돼 있었다.
특히 타격왕 쟁탈전이 불꽃을 튀면 팬들을 우롱한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기록관리를 위해 의도적으로 경기에 빠지곤 했다.
하지만 올해 은 아무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내고야 말았다.
은 "사실 타격왕도 중요하지만 입단 이후 한번도 못이룬 전경기 출전이 나에게는 더욱 값진 수확이다. 여름 한때 몸살감기에 심하게 걸리는 등 몇차례 결장할 위기가 있었지만 참고 나갔는데 이제야 보람을 느끼게 됐다"고 감개무량하게 말했다.
은 얼마전부터 `혹시 기록관리를 하지 않을까'하는 의혹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보란듯이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펼쳐왔다.
가끔 번트안타를 노리긴 했지만 일부러 경기중간에 빠지는 낯부끄러운 행동은 하지 않았다.
외야에서도 바람소리가 들릴정도의 무시무시한 스윙을 해대는 이지만 시즌 내내 3할대 이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관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의 `전경기 출전'과 `타격왕' 동시달성은 그래서 다른 어떤 기록보다도 소중한 결실이다. < 부산=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