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 96프로야구] 빗나간 4강구도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8일 14시 15분
## 전문가도 할말잃은‘4강’@@ OB-등 4강이 4약으로 해태-한화등 4약이 4강으로 4강-OB 롯데 삼성, 4약-해태 한화 현대 쌍방울. 올시즌 각팀 전력을 위와 같이 내다본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4강이 결정된 지금 할말이 없게 됐다.
아무리 `예상은 예상에 그칠 뿐'이라지만 올해처럼 완벽하게 빗나가기는 15년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하지만 8개팀 전력을 한꺼풀 벗겨내면 상-하위 예상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현재의 결과가 전혀 점쳐지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우선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오른 해태를 `4약'에 포함시킨 가장 큰 이유는 의 공백이었다.
이에 대해 해태의 상조회장 는 팀이 한창 하위권에서 헤매던 5월중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팀은 현재 투-타의 밸런스가 맞지 않고 있을 뿐이다. 이 빠졌다고 하위로 처지면 모두 야구를 그만 둬야 한다. 해태의 저력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투수왕국'으로 불리는 한화와 현대를 하위그룹에 몰아넣은 것은 타력과 팀 전반의*응집력 부족이 그 원인이었다.
작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간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생겼던 한화는 신인 4인방 송지만 홍원기 임수민이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막강 투수력과 뛰어난 조화를 이뤘다.
여기에 등 고참들의 분전도 팀분위기 상승에 한몫했다.
태평양에서 새로운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현대는 신임사령탑 감독의 의도가 적중했다.
`무모한 모험'이라는 주위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인천구장 펜스를 낮춰 신인 을 축으로 한 `타격의 팀'으로 탈바꿈해 투-타의 균형을 맞췄다.
반면 작년 우승팀 OB는 기둥투수 의 공익근무요원 입대와 주전 유격수 김민호의 부상 그리고 우승후유증이 맞물려 어느정도 전력손실이 예고됐었다.
단번에 꼴찌로 추락한 것이 이변이라면 이변.
역시 투수진의 노쇠화가 아킬레스건으로 떠올랐으나 팀 플레이마저 실종돼 7위로 곤두박질했다.
재일동포 감독과 감독을 영입한 삼성과 쌍방울이 상-하위로 갈라진 것은 사령탑과 선수들간의 융화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 본보기였다.
올해 새롭게 짜여진 4강구도가 의 질적저하라는 냉혹한 질책속에서도 관중들에게 또다른 흥미거리를 제공한 것만은 분명했다.
<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