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박정현] '배팅볼 투수'로 거듭난 이유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7일 14시 18분
○… `박정현을 아시나요.' 현대의 전신 태평양시절 잠수함 투수의 대명사.
지난 89년 언더핸드스로 최다승인 19승(10패)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90년 연봉인상 216%로 `최다인상률' 기록 보유자. 정명원 최창호 등과 인천야구 르네상스를 이끌던 트로이카중 하나.
그런 현대 박정현(27)이 오랜 침묵끝에 다시 해결사로 나섰다.
그러나 지난 89년과는 하늘과 땅끝 차이인 `배팅볼 투수'를 맡았다.
현대는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체제로 변한뒤 커다란 숙제 하나를 놓고 끙끙대고 있다. 정규리그 동안 불거져 나온 `잠수함투수 콤플렉스'가 바로 그것.
전신인 청보 태평양 시절부터 번번이 언더핸드스로만 나타나면 꼬리를 내렸다.
따라서 지난 15,16일 훈련에는 팀내 유일한 언더핸드스로 투수 박정현을 불러 강도높은 배팅훈련을 했다. 한타자당 20~30개의 공을 던졌으니까 모두 합치면 약 400~500개의 공을 던진 셈이다. 올시즌 성적은 8경기에 출전해 15 이닝 동안 321개의 공을 던진게 전부다.
그러나 박정현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입장.
잘 나가던 몇년전을 떠올리면 가슴이 메어질 듯하지만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선수생활의 기로에 놓인 터라 어쩔수 없다. 그저 자신의 노력이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과로 나타나길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