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주간 사랑방
기사입력 1996년 09월 17일 14시 08분
◇… 지난주는 아시아 클럽축구열기로 그라운드가 후끈 달아올랐던 한주였습니다. 천안 일화와 포항은 지난 14일 각각 상해와 포항 홈구장에서 제16회 아시아클럽 선수권대회 지역예선을 치렀습니다. 또 울산 현대도 같은 날 울산 홈구장에서 의 모하메단 클럽을 맞아 제7회 아시아컵위너스컵대회 2회전경기를 벌였습니다. 그런데 3팀 모두 승리함으로써 한국 프로축구가 모처럼 어깨를 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주 열린 프로축구 후기리그 레이스에선 부천 이 승점 4(1승1무)를 추가해 승점 17로 2위 포항과의 격차를 승점 4로 벌리며 선두 독주채비를 갖췄습니다. 그럼 먼저 클럽선수권대회와 컵위너스컵대회 뒷이야기부터 들어볼까요.
◇… 중국의 축구열기는 소문대로 대단했습니다.
3년째를 맞는 프로축구의 인기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14일 일화와 상해 신화팀간의 클럽선수권대회 2회전 2차전이 벌어진 상해 홍구구장엔 3만여 관중들이 들어차 상해팀에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습니다. 특히 본부석에 앉은 점잖은 인사들까지 경기중 체통없이 책상을 치고 벌떡 일어나 응원하는 모습은 진풍경이더군요. 사정이 이쯤되자 본부석에 앉아있던 일화의 박규남 단장도 가만히 있지 않더군요. 처음에는 그래도 `한국식'으로 점잖게 앉아 있으려고 했던 박단장은 경기가 진행 될수록 중국임원들의 응원전이 거세지자 곧 `중국식'으로 돌변, 일화선수들이 선전할때마다 같이 책상도 치고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응원에 열을 올렸습니다. 박 단장은 1대0으로 승리하자 그렇게 속이 시원할 수 없다며 시종 흐뭇해 하더군요. ◇… 현대와 컵위너스컵 2회전 1차전을 치르기 위해 내한한 모하메단 클럽이 풍성한 화제를 낳았다지요. ◇… 그렇습니다. 모하메단 클럽은 14일 현대전을 마친뒤 이색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 모하메단 관계자는 대회를 주관한 프로연맹 관계자에게 "재정사정이 좋지않으니 울산에서 계속 머물다 2차전을 치르고 가면 안되냐"고 긴급 제안한 것이지요. 모하메단은 오는 28일 의 다카에서 현대와의 홈경기를 주최해야 되는데 모하메단측은 현대의 체재비 마련이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프로연맹 관계자가 "AFC()룰에 따라 홈앤드 어웨이로 경기가 진행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거절하자 모하메단 관계자들은 무척 서운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 프로구단쪽으로 이야기를 옮겨볼까요. 부천 이 지난 15일 대우전에서 진땀을 흘렸다지요. ◇… 그렇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니폼니시 감독의 통역을 맡고있는 강창석씨가 나오지 못한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강씨는 지난 12일 동대문에서 벌어진 안양 전에서 주심으로 부터 퇴장을 당해 2게임 출전정지에 1백만원의 벌금징계를 받아 이날 벤치에 나오지 못한거죠. 강씨가 벤치에 없자 니폼니시 감독은 작전지시를 할 수 없게돼 가슴만 치면서 답답해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은 윤정춘의 동점골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니폼니시감독은 "하고싶은 말을 못해 어려운 경기를 했다"며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이날 스탠드에서 경기를 지켜본 강창석씨도 니폼니시 감독 이상으로 답답해 하기는 마찬가지였죠. ◇… 포항은 최근 자이르에서 마말리(19)를 영입한뒤 잔뜩 기대에 부풀어있습니다.
아직 공식경기에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몸값이 출신으로선 파격적인 47만달러(약 3억8천만원)인데도 포항측이 `전혀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고 할 정도면 뭔가 있긴 있는 모양이죠.
◇… 입단계약에서도 한바탕 소동이 있었습니다. 대회의실에서 사인을 했는데 이 자리에 남아공과 자이르축구협회 관계자들이 동시에 나타나 구단관계자들이 당혹스러워했다는군요.
남아공은 마말리의 전 소속팀이 있었던 곳이어서 계약장소에 참석한 것은 당연하지만 자이르 관계자들이 올줄은 미처 몰랐다는 것이지요.
쪽의 계약체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출신국가에도 어느 정도 선수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군요.
어쨌든 포항은 관례대로 전 소속팀인 남아공 관계자들을 파트너로 삼아 일을 처리했는데 자이르 관계자들에게는 교통비와 숙박비를 대신 지불해주는 선에서 달랬답니다.
◇… 효창운동장으로부턴 좋지않은 소식이 들리던데요.
◇… 네, 지난 10일부터 효창운동장에선 가을철 실업축구연맹전이 열리고 있는데 감독이 심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경찰청과 청과의 1조 예선전서 심판 판정에 불만은 품은 청의 홍인웅 감독이 경기직후 심판실에 난입, 윤의병 주심을 무릎으로 때려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힌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홍 감독은 이날 호성호 트레이너와 함께 경기도중 계속 벤치에서 일어나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하다 `벤치 퇴장' 명령을 받고는 분을 참지 못했던 것이지요.
이날 경기를 지켜본 축구관계자들은 대부분 심판 판정에 문제가 없었음을 지적하며 홍 감독의 상식밖 행동에 혀를 찼습니다.
이에따라 실업축구연맹은 긴급 상벌위원회를 소집하고 홍인웅 감독과 호성호트레이너에게 각각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실업연맹의 한 관계자는 "팀을 맡은 첫해에 이런 불상사가 자주 생긴다"면서 "홍감독도 올해 청의 지휘봉을 넘겨받아 처음부터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과욕이 화근이 된 것 같다"며 안타까워 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