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삐용 패션] 줄무늬 죄수복-두건에 번호까지달아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7일 14시 06분
## 세상은 감옥 나는 죄수 "탈옥수냐 아니냐." 외국의 탈옥수를 연상케 하는 젊은이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영화 빠삐용을 방불케 하는 줄무늬 상하의와 두건을 비롯해 수갑, 풍선을 맨 족쇄 등을 착용한 채 젊음의 거리를 누비는 젊은이들이 등장한 것. 물론 흑백의 줄무늬 죄수복은 국내 교도소의 수인복과는 디자인이 다르지만 이들의 상의에는 수인번호까지 붙어 있어 감방에서 갓 탈출한 죄수같은 분위기 까지 연출하고 있다. 임지은양(21.Y대 2년)은 "밤거리를 거닐고 있는데 죄수복장을 한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걸어 간이 콩알만해지도록 놀랐다"면서 "알고 보니 차 한잔 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준호군(20. D대 1년)은 "요즘 친구들 사이에 빠삐용 신드롬이 일고 있다"면서 "빠삐용 의상은 거의 걸치는 것이나 다름없어 착용감이 좋은데다 파격적 패션연출이 개성을 살리는데는 만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빠삐용패션은 보기에 따라서 피에로를 연상케 해 카페나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을 할 때 상대방이 웃음을 머금도록 하는 등 편하게 해줌으로써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게 이군의 얘기. 이 `죄수'들이 가슴이나 등에 붙이고 다니는 수인번호는 영화 빠삐용에서 드가(더스틴 호프만)의 `7551'. 이와 함께 반란수괴와 뇌물 혐의로 감방스타가 되고 있는 - 전대통령의 `안양 3124'나 `가 1042'같은 수인번호를 달고 다니는 젊은이들도 많다. 특히 `전-노커플'들은 손을 잡고 거닐면서 지난달 26일 있었던 1차 선고공판에서의 풍경을 재연하는 등 우의를 과시하기도 한다는 것. 개중에는 자신의 호출번호나 전화번호 등을 수인번호인냥 적어놓고 다니면서 익명의 다수로부터 연락을 기다리는 경우도 적잖다는 얘기. 이들 빠삐용 추종자들은 또 요즘 빠삐용이 바퀴벌레를 잡으려 안간힘을 쓰는 한 제약회사의 바퀴벌레약 TV CF흉내내기를 비롯해 초췌한 모습이나 행동거지 등도 영화의 내용을 보다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경쟁도 벌여 비디오가게가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이런 죄수패션은 `쿵따리 샤바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의 강원래가 줄무늬 셔츠를 입고다니는 것과 아울러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고민하는 현대 젊은이들의 어두운 단면이 공감을 얻으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는 풀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