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돈 야구보기]
기사입력 1996년 09월 16일 13시 52분
## 프로세계‘생존법’ 요즘 직장인들은 눈뜨기가 두렵다. 경제가 어렵다는 뉴스가 연일 귓전을 때리고 신문에는 `명예퇴직 확산' `감원돌풍' 등이 주먹만한 활자로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명예퇴직의 기회가 주어지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감원이라는 덫에 걸려들고 나면 그야말로 만사휴의다.
때문에 직장인들은 회사의 기류(氣流)를 살피느라 정신이 없다.
"생살부(生殺付)가 나왔다더라" "우리회사도 명퇴를 시행한다더라" 등 "카더라 통신"이 난무하고 간담을 서늘케하는 유언비어도 수없이 날조되고 있다.
불안, 공포, 초조 등이 일시에 몰려드니 일이 손에 잡힐리 만무하다.
`만약'이라는 가정 아래 인생설계를 해보는 직장인들도 수없이 많다.
판도 요즘은 고민의 계절이다.
재계약이냐, 트레이드냐, 그것도 아니면 은퇴를 종용 받느냐.
나이가 많거나 올시즌 성적표가 좋지 않은 선수들은 두려움속에 사는 직장인들과 다를바 없다.
차라리 은퇴를 결정한 선수들은 홀가분 하지만 타율에 의해 자신의 거취가 바뀔 선수들의 위기감은 엄청나다.
은퇴 선수금조로 받았던 계약금을 낭비한 선수들은 생계까지 걱정해야 한다.
지난 15일 선수중 가장 화려한 은퇴식을 가진 은 소속팀으로 부터 코치직 제의까지 받은 선택받은 선수다.
9천만원이나 되던 연봉이 3천만원대로 줄어드는 등 생활 자체가 바뀌게 된다는 것 때문에 술을 80여병이나 비우는 고민끝에 은퇴를 결정했다고 한다.
처럼 선택받지 못해 선수생활이 끝남과 동시에 `무직자'가 된 롯데의 김민호와 한영준, 그리고 16일 은퇴를 결정한 93년 MVP 삼성 의 심정은 어떨까.
그들은 채념을 하고 다른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아직 뚜렷한 통보를 받지 못한 선수들은 좌불안석이다.
최고령 신기록을 계속 갱신하며 OB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마이웨이의 사나이' 도 시즌이 끝나면 구단과 협상 테이블에 앉게된다.
은 내년에도 마운드에 설 생각을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기도 한다.
올시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직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지만 구단에서 그런 그의 생각을 인정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 , 이종두 등 한세대를 풍미한 삼성의 스타급선수들도 정리대상이다.
의욕이 앞서는 이들은 트래이드라도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이유가 더 설득력을 가지고 있단다.
현대 김동기, 박정현 등도 20년 야구를 청산해야 할 입장이다.
그러나 아직도 건재한 선수들이 얼마든지 있다.
의 투수 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는 철저한 체력관리로 36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강속구를 뿌려대고 있고 통산 홈런왕인 삼성 도 38세인 나이 때문에 수비는 안돼도 녹슬지 않은 방망이 솜씨로 내년 재계약이 예약되어 있다.
그들이 내년에도 고연봉의 선수생활을 계속할수 있는 것은 수도승같은 자세로 절제 하며 생활을 해왔기 때문이다.
실력만 확실하면 중용이 되는 의 세계에서 살아남을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철저한 관리와 함께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 야구 부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