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의 성] 형 먼저 아우 먼저
기사입력 1996년 09월 15일 15시 27분
20대 중반 건장한 젊은이가 단소 음경문제로 진료실을 찾았다. 군에서 제대 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서 군 복무중 겪어야 했던 단소 콤플렉스 때문에 찾았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짧은 머리와 구리빛 피부가 채 가시지 않은가 하면 언행 또한 군대 냄새가 아직 남아 있는 건장한 청년이었다.
그러나 3㎝가 될까 말까한 단소 음경 때문에 단체 생활을 해야만 했던 군대 생활이 꽤나 힘들었을 법 했다. 그는 몹시 서둘렀다. 최단 시간 내에 확대 수술을 해줄 수 없느냐는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콤플렉스 굴레에서 벗어 나고픈 심정을 알만도 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봉합사를 제거하던 날 이었다. "저는 쌍둥인데요. 형도 저와 마찬가지예요." 다음에 형과 함께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그 청년은 진료실을 나섰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났을까. 얼굴이 똑같이 생긴 두 젊은이가 나란히 찾아왔다. 그중 한 사람은 물론 확대 수술을 받았던 그 젊은이었다. "저의 형이예요. 지난번 수술때 말했던…." 바로 쌍둥이 형이었다.
그 역시 단소 음경 때문에 언젠가는 와야 할 것 같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던가! 진찰 결과 쌍둥이 형제답게 남성 그것이 역시 동생과 똑같은 사이즈였다. 여기에다 형은 좌측 고환까지 없는 상태였다.
그는 고환 성형도 요구했다. 단소 음경에다 정류고환까지 겸한 그의 콤플렉스는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앞서 수술을 받았던 동생은 내내 형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가 진찰이 끝나자 마자 입을 열었다. "형도 저처럼 될 수 있겠죠? 잘 부탁합니다." 누구보다 자기 형의 고민을 동병상련으로 겪었던 터라 간절한 그의 부탁은 설득력이 몇 배나 되고 남음이 있었다.
확대 수술과 인공 고환 삽입술이 동시에 수행되었다. 흔치 않은 형제에 대한 수술이었다. 음경 단소는 유전은 아니나 인종적 그리고 가족력이 어느정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쌍둥이 형제간의 바에야 확실한 영향을 받을 것임은 명약관화한 것 같다.
정양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