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이창호9단 ●안관욱4단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5일 15시 23분
제7보(66~76)=백 66으로 웅크린 형태가 결코 만만치는 않지만 이 백을 응징하지 못하면 승부의 결과는 자명해진다. 안 4단은 무려 25분간이나 심사숙고한 끝에 칼을 뽑았다.
그러나 백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노타임으로 제꺽제꺽 받아넘긴다. 백 70, 72로 맞끊고 백 76으로 유유히 빠져달아나니 흑으로서는 그야말로 `닭쫓던개 지붕쳐다 보는'격.
흑 75로처럼 몰아돌리는 수는 좋지 않다. 설혹 이 그림대로 된다고 해도 백은 불만이 없다. 4로 빵때림한, 두터움을 배경삼아 상변 흑
넉점을 공격해가는 자세가 좋다.
흑으로서는의 흑 1로 버티는 수가 최강이지만 백 2가 있어 잘 안된다. 백 6으로 끊겨 수상전인데 백 8로, 흑이 1수 부족이다. 백 A, 흑 B는 언제든 선수.
백이 하변을 쑥밭으로 만들고 빠져달아나는 순간 좌하 흑 일단의 움직임이 어지러워진다. 자, 흑은 어쩔 것인가.
최근 일본기원에서 발행하는 주간 바둑신문 `슈칸고'를 보면 이따금 일본 프로바둑계가 한국바둑계로 흡수통합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기성, 본인방을 장악하고 있는 조치훈 9단이 명인전 도전권 쟁취, 도전 7번기 제1국 승리 등으로 연일 톱을 장식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류시훈 7단이 거물 고바야시 9단을 꺾고 왕좌전 도전권을 따내 지면을 장식하고, 활약이 뜸하던 조선진 8단도 본인방리그진입, 기성전 최고기사결정 토너먼트 진출 등 낭보를 전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