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현대 김상훈] 화려한 재기
기사입력 1996년 09월 15일 14시 09분
김상훈이 훌륭히 재기했다.
울산 현대 김상훈(23·DF)은 지난 14일 모하메단과의 컵위너스컵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선보이며 최근의 부진을 말끔히 만회했다.
공격수로 전격 기용돼 황승주와 나란히 2골을 기록, 팀의 5대0 대승을 주도했다.
김상훈은 올시즌 입단할 때만 해도 당장 주전 스토퍼를 차지할 선수로 평가 됐었다.
그러나 시즌초 올림픽대표로 차출돼 후기리그부터 팀에 합류하는 바람에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
김상훈은 팀에 합류한 뒤 한동안 방황했다.
자신의 자리라고 생각했던 스토퍼도 이미 다른선수들이 점령해 파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모처럼 기용된 경기에선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지 못해 교체멤버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감독도 김상훈의 탁월한 대인방어능력과 패싱력을 인정했지만 스타팅으로는 기용하지 않았다.
경기 적응 속도가 느린데다 오만해질까하는 우려때문이었다.
김상훈은 처음엔 고 감독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속이 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감독의 깊은 마음을 이해, 스타의식을 버리고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마땅히 뛸 자리가 없어 그동안 방황했다. 이제는 어느 포지션도 소화할 자신이 있다."
김상훈은 주전에 연연하기 보다는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기로 작정했다.
계속 김상훈을 스위퍼와 스토퍼로 기용, 실력을 데스트 했던 고감독은 앞으로 스토퍼로 고정시키기로 했다.
그는 1m 84의 큰키를 무기로 대인방어 능력이 뛰어난데다 위치선정 능력까지 뛰어나다.
고감독은 "성장속도가 무섭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분명히 한몫을 해줄 선수다"며 김상훈에게 깊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