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형석] 고개숙인 호랑이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4일 14시 02분
## 전기 4골 맹활약… 후기들어 투지실종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무명 돌풍'의 주인공 울산 현대 장형석(DF.24)이 `고개숙인 남자'가 됐다.
전기리그와 달리 후기리그 들어 투지가 실종된 소극적인 플레이로 코칭스태프
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수비수로 보기 드물게 4골이나 넣는 공-수양면에 걸친 맹활약으로 팀의 전기리그
우승에 버팀목이 됐지만 요즘은 자리 지키기도 벅차다.
골을 추가하기는 커녕 주임무인 상대 스트라이커를 제대로 마크하지 못해 오히려
팀의 부진에 기름을 붓는 악역을 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애써 확보한 스토퍼 주전자리를 내놓아야 할 상황이다.
장형석이 부진의 늪에서 헤매고 있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후기리그부터 팀에 합류한 수비수 최영준과 올림픽대표 김상훈의 실력이 뛰어나
상대적으로 출전기회가 줄어든 것을 꼽을 수 있다.
장형석은 전기리그에는 거의 매경기에 스타팅으로 출전했지만 후기리그에서는
자주 교체멤버로 뛴 것이 좋은 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무리한 플레이로 오버페이스를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심리적인 요인도 있다.
최영준이나 김상훈이 이름과 기량에서 자신보다 앞선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해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는 것.
장형석은 후기리그 개막전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매경기 출전하고 있다.
2경기에 교체멤버로 나가기도 했으나 지난 5일 전부터는 감독의
재신임을 받아 스타팅으로 출전했다.
그러나 수비도중 볼을 잘못 걷어내 상대 공격진의 가슴에 안겨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해 풀이 죽어 있다.
"욕심이 앞서 자꾸만 플레이가 꼬이는 것 같다. 백의종군의 자세로 후기리그에
임하겠다."
이제 장형석의 남은 욕심은 오직 하나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특유의 활기넘치는 플레이로 "과연 장형석"이란 평가를
받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