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옥-이미미] 춤극‘무녀도’모화-낭이 열연
기사입력 1996년 09월 13일 14시 43분
## "연륜 쌓일수록 무대 두렵다" 국립무용단의 춤과 문학이 있는 공연-춤극 `무녀도(巫女圖)'(17~22일 오후 7시30분. 토,일요일 오후4시 공연. 국립중앙극장 소극장). 국립무용단 지도위원 이문옥과 단원 이미미. `무녀도'에 주인공 모화와 그의 딸 낭이역에 나란히 출연한다. 둘은 기량이 빼어난 베테랑. 이문옥이 이미미보다 선배이지만 나이는 둘다 마흔셋의 동갑내기. `무녀도'는 둘에게 있어 인연이 깊다.
"13년전에도 `무녀도'에 출연했다. 난 모화로,미미는 낭이로…. 당시에는 둘다 스무살이었다. 뭐가 뭔지도 모르고 주어진 역에만 몰입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아니다. 너무 두렵다." 이문옥의 말에 이미미도 동조한다.
"무대에 설수록,연륜이 쌓일 수록 무대는 더욱 두렵다. 동작하나 얼굴표정 하나 하나에도 나름대로의 철학이 담겨야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번 공연은 김동리의 걸작단편-`무녀도'를 춤극화한 것.
`무녀도'는 죽음을 또 다른 생명의 의미로 파악한다. 이 의식은 우리민족에게 지금도 붙박고 있다. 모화의 아들 욱이의 감성과 배다른 동생 낭이의 운명을 모화와 충돌시켜 그 숙명적 인간상을 그리고 있다. 또한 모화의 주체가 되는 샤머니즘,그리고 욱이의 기독교사상을 역시 대치시키고 있다. 토속종교와 외래종교와의 갈등구조를 내세운 것이다. 그러나 충돌과 대결을 낭이에게로 돌려 해법을 찾아보려는 게 춤극 `무녀도'의 의도이기도 하다. "무녀도는 결국 모화의 초상이라고 믿는다. 운명에 순응하며 죽어가는 모화는, 전통적 한국여인의 전형이기도 하다. 그래서 모화역에 더욱 진한 애정을 가진다." (이문옥). 이문옥- 경기 부천 태생. 숭의여고-추계예술대- 대학원 무용과 졸업. 73년 국립무용단 입단. `도미부인'`무녀도'`시집가는 날' 등에 출연. 추계예술대, 출강. 이미미-서울 태생. 서울예고-- 대학원 무용과 졸업. 78년 국립 무용단 입단. `무녀도'`하얀 초상'`황혼의 노래' 등에 출연. 274-11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