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자유로에 웬‘하이애나’
기사입력 1996년 09월 13일 13시 51분
## 새벽 히치하이킹 여성 태워주는 운전자 출현 `자유로'에 `하이애나'가 출현했다. 드라이브 코스로 젊은이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자유로에 새벽마다 히치하는 여자들을 태우기 위해 달려가는 신세대 남성 자가 운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자유로가 새벽마다 남이 버린 떡을 주으러 가는 하이애나로 붐비게 된 것은 최근들어 파트너에게 바람 맞고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히치하이킹하는 여성들이 늘어난데서 비롯됐다.
대다수 마이카족이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을 해 2, 3차까지 간뒤 드라이브를 겸해 자유로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동승한 남자들이 여자를 떼놓고 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통일동산이나 임진각에서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으러 보내거나 화장실에 간 사이에 뺑소니를 쳐 여자만 홀로 남겨두는 것이다.
부킹을 해 파트너는 됐지만 술값을 고스란히 남자가 지불해 기분이 상했거나 춤출때나 술 마실때는 멋있어 보였는데 나와 보니 `조명발'이었을 경우 복수의 일환으로 이같은 행동을 취한다고.
사랑했던 연인과 헤어지기 위한 결별의 방법으로 이같이 잔인한 길을 택하는 남자들도 있다.
그동안 속 썩은 것에 대한 앙갚음으로 헤어지는 틈을 타 통쾌한 복수를 하는 것이라고.
이때 바람 맞은 여자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지나가는 차를 세워 집으로 돌아가는 것 뿐.
그러나 이들을 노리고 찾아든 하이애나족의 출현으로 귀가 길은 의외로 즐거울 수도 있다.
대학생 정모양(23.Y대)은 "임진각에서 혼자 집에 갈 걱정을 하고 있는데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여자를 만나게 돼 같이 히치를 했다"며 "차안에서 만난 두 남자가 의외로 마음에 들어 각기 짝을 이뤄 데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하이애나족은 히치하는 여성이 많을 경우 외모 순으로 번호를 매겨 순서대로 태우는 여유를 부리기도 한다. < 박은미 명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