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운] 코리아 적토마, 대륙콧대 꺾는다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2일 15시 31분


## 아시아 클럽선수권 - 상해신화팀과 내일 격돌 `적토마' (30.천안 일화)이 `대륙의 관문' 중국 상해에서 자존심 회복을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 7일 한국에서 벌어진 상해 신화팀과의 제16회 아시아클럽축구선수권 2회전 홈경기서 득점없이 비긴 아쉬움을 이곳에서 깨끗이 씻으며 대회 2연패의 시금석을 놓겠다는 각오다.

지칠줄 모르는 강철 체력, 파워 슈팅, 정교한 드리블과 빨랫줄 센터링 등을 고루 갖춘 만점 플레이어 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최고의 공격수.

국가대표팀의 전천후 요격기일뿐 아니라 일화가 달성한 코리안리그 3연패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올시즌 활약은 굴곡의 연속이다.

국제경기에는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지만 국내무대에선 이름 석자를 내밀기가 영 민망할 정도다.

올시즌 개막과 동시에 사상 첫 `40골, 40어시스트' 대기록 달성을 약속했지만 이제껏 3개의 어스시트가 모자라(41골, 37어시스트) 그를 위해 마련된 축포는 창고에서 잠만 자고 있다.

전기리그 때 팀이 꼴찌 수모를 당할 때는 부상으로 벤치를 지켰고, 후반기들어 팀이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그가 내밀 수 있는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어시스트 하나없이 단지 1골뿐.

그러나 은 중국에 도착하자 마자 빠듯한 훈련일정에 땀을 흠뻑 쏟으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 진출을 앞두고 유종의 미(美)를 거둠은 물론, 이번 경기를 재도약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다.

거센 개방과 변혁의 물결속에 가을하늘 만큼 높이 솟은 현대식 마천루와 조악스런 옛 건물이 부조화의 대칭을 이루는 상해.

중국 본토는 처음이라는 은 "배달의 명예를 걸고 대륙의 콧대를 반드시 꺾어놓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 상해=최성욱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