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풍속도] 결혼식 이색 피로연

기사입력 1996년 09월 12일 15시 29분


`신랑 신부 퀴즈쇼, 친정 아버지와 신부의 블루스 타임, 하객 전체가 참가하는 디스코 파티….'

결혼식 하객들 대부분이 참석, 시종일관 배꼽을 잡게 하는 이색 피로연이 유행하고 있다.

`바지속으로 계란 통과 시키기', `신랑 바지 지퍼로 삐져나온 바나나 먹기' 등 낯 뜨거운 놀이 일색이던 결혼 피로연에 남녀노소가 거부감 없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놀이문화가 정착하고 있는 것.

가장 배꼽을 잡게 만드는 행사는 `신랑 신부 퀴즈쇼'.

사회자는 가족소개 중 갑자기 긴장된 표정으로 "신랑의 옛 여자친구가 피로연장에 도착했다"는 `긴급뉴스'를 발표한다.

잠시 술렁거리는 장내는 신랑의 옛애인이 입장하는 순간 웃음바다로 변한다. 옛애인은 다름아닌 신랑의 남자친구에 하이힐과 치마를 입힌 `여장 남자'이기 때문.

## 신랑 옛 애인역 등장시켜 야한질문‘웃음바다’ 사회자는 신랑 양쪽에 신부와 `옛애인'을 세운뒤 퀴즈로써 둘 중 누가 진짜 신부감인지를 판가름한다. 퀴즈는 첫 키스를 한 장소, 신랑이 입고 있는 팬티 색깔 등의 다소 `야한' 질문으로 이뤄져 있는데 옛애인은 사회자로부터 사전정보를 들은 상태여서 대개의 경우 신부보다 높은 점수를 따냄으로써 좌중의 폭소를 자아낸다. 다음은 신부와 친정아버지의 블루스 타임.

처음엔 사회자의 강요에 못이겨 억지로 딸의 손을 잡던 아버지는 `언체인드 멜로디'같은 음악이 흐르면 서로 얼싸 안고 이별의 눈물을 흘리게 마련이다.

@@ 스타킹 벗겨‘남자부케’행사도…하객들 큰 호응 신랑 친구들 앞에서 신부의 스타킹 레이스를 벗겨 던지기는 `남자 부케' 행사도 빼놓을 수 없다. 신부 친구들은 결혼식장에서 부케를 받지만 신랑 친구들은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것에 반발, 최근 피로연장에서 급속히 번져가고 있는 이 행사는 신랑이 신부가 신고있는 스타킹의 레이스를 벗겨 머리위로 던지면 친구들이 달려 들어 레이스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것. 마지막 행사는 하객 전체가 참여하는 디스코 파티.

신랑신부 친구들은 물론 온 가족, 친척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한바탕 춤 잔치를 벌이면서 피로연을 마감하는 것.

최근 결혼식을 치른 원성필씨(28)는 "친구들의 권유로 신식 피로연을 가졌는데 하객들이 돈만 내고 사라지던 다른 결혼식에 비해 훨씬 반응이 좋았다"면서 "최근들어 낯 뜨거운 행사 대신 하객 전체를 참석시켜 쇼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색 피로연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 김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