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검무정] <제19화> 대륙의 기인들(28)♣
기사입력 1996년 09월 12일 14시 44분
신비의 봉황문을 열 수 있는 열쇠.
중인들은 숨을 죽였다. 남궁도의 신형이 훌쩍 날아올랐다.
일학중천의 멋들어진 경공수법.
남궁도는 비조처럼 몸을 선회하며 열쇠구멍을 찾아 봉황시를 꽂았다. 그 순간 우르릉하는 굉음이 울리며 벼랑의 한 귀퉁이가 좌우로 벌어지는게 아닌가.
놀라운 광경이었다.
중인들은 다투어 입구로 몰려들었다.청,백,홍,황의각기 다른 색조의 문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황보백령이 중인들을 둘러보았다.
"이제 봉황곡이 개방 되었으니 마음대로 들어가세요. 운이 좋으면 보물을 얻을 수 있을거예요."
모용추가 염두를 굴리며 말했다.
"황보소저는 어쩔 셈이오?"
"난 마지막으로 선택해서 들어가도록 하겠어요. 그래야 여러분이 공평하다고 생각 하실게 아닙니까?"
일심부주가 음침하게 웃었다.
"하하하…그건 안되지."
철타파가 살기를 폭사했다.
"안된다는건 무슨 뜻인가?"
"우리가 안으로 진입한 다음에 입구를 차단 한다면 우린 꼼짝없이 감금되는게 아닌가. 그리되면 보물이 무슨 소용이야."
황보백령이 얼른 말을 바꾸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먼저 들어 가도록 하지요."
이번에는 모용추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오. 아무래도 우리는 함께 행동해야 할것 같아요. 황보소저만이 내부의 보물이 존재하는 확실한 위치를 알고 있을게 아닌가요."
그녀는 동의를 구하듯 중인들을 둘러보았다.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가운데 불쑥 의귀취선이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미 이곳 봉래산은 여러분들이 대동한 무림고수들로 우글거리고 있으니 그들을 불러내서 입구를 상호 경비하도록 하면 될것 아닙니까? 설마 본인들만 왔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요?"
일심부주와 모용추의 시선이 교차되었다. 아비라 왕녀와 묵기량, 남궁도와 황보백령등의 얼굴에 곤혹의 빛이 떠올랐다.
그들이 주저하고 있는 사이에 의귀취선이 소영과 이소야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우린 골치 아픈 식구들이 없으니 얼른 들어가 원하는 보물이나 찾아야겠소."
이소야는 선택의 여지도 없이 그를 따라서 백색의 문으로 향하였다.아비라 왕녀가 황보백령의 곁에 바싹 머물러 있는 남궁도에게 눈짓을 보냈다.
벽천무상검 남궁도가 황보백령에게 재촉했다.
"우리도 들어갑시다."
황보백령이 그 자리에서 신형을 날려 벼랑에 꽂혀있는 봉황시를 회수하여 떨어져 내렸다.
"이제 누구도 입구를 봉쇄하지는 못할거예요."
"그 열쇠는 내가 보관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