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김정수]“또 지면 방망이 10대씩”
기사입력 1996년 09월 12일 14시 36분
"앞으로 우리는 절대 지지 않는다. 만약에 오늘도 지면 방망이 10대씩이다."
해태 상조회장 (34)는 11일 광주 쌍방울전에 앞선 미팅에서 후배들에게 선포했다.
최근 1승6패로 부진, 매직넘버가 `6'에서 줄어들지 않은 데다 최근 선수단 분위기가 너무 느슨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잘해야 본전, 못하면 욕을 먹는 상조회장이지만 침체된 팀분위기를 살리기위해 나선 것.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순한 양'이 된 셈.
예전에는 경기에 지거나 후배들이 실수를 하면 방망이부터 들었지만 이제는 어깨를 도닥거려 준다.
자신의 실력이상으로 힘을 내주는 후배들이 고맙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에 접어들면서 지친 모습들이 뚜렷해 안쓰럽기도 하지만 마지막 남은 젖먹던 힘까지 쏟자고 후배들과 약속하기도 했다.
는 올시즌을 앞두고 예감이 좋았다.
시즌 초반 주위에서는 팀을 꼴찌 후보라고 깎아내렸지만 우승을 자신할 수 있었다.
의 표현을 빌리자면 `싸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우승 예감은 변함이 없다.
"누가 뭐래도 꼭 우승을 합니다. 신이 내렸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올해는 제가 귀신에 씌었거든요. 그러니 안될 일이 없죠."
그렇다고 바람잡이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승리의 파수꾼 노릇까지 톡톡히 한다.
12일 현재 6승3패 18세이브에 방어율 1.66.
마운드에서도 귀신에 홀린 듯 시원한 구원의 물줄기를 뿜어대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벤치와 마운드에서 1인2역을 하는 에게 해태의 96시즌이 걸려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 광주=신보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