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이창호9단 ●안관욱4단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1일 15시 42분
제 3 보
(12~31)=백 12는 노타임. 아니, 노타임이라는 단서를 달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 흑 백 쌍방의 착수에 1분 이상 소비된 수는 아직 없으니까. 그만큼 교과서적인 모범포석이라는 뜻도 된다.
백 14는
처럼 먼저 백 1, 흑 2를 교환해두고 가는 수도 있는데 이 9단은 하변에 침투의 여지를 남겨 놓는다는 뜻에서 실전 백 14를 선택. 흑 19는 그런 백의 의도를 역으로 찔러간 것이다.
국내 프로기사들이 이 9단을 상대할 때는 대개 두 가지 유형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 하나는 급전형. 이 9단의 바둑이 실리에 밝고 두터운 데다 종반으로 갈수록 정밀해지기 때문에, 초전에 그 리듬을 깨뜨려 공략한다는 전술이다. 화려무쌍한 공격바둑의 유창혁 9단이 대표적 케이스. 또 하나의 유형은 이 9단과 똑같이 두텁고 견실한 바둑으로 겨루는 것인데 최근 명인전 도전 5번기에서 최명훈 5단이 흑을 쥘 때마다 이 전술을 펼쳐 재미를 보고 있다. 견실한 실리바둑을 선호하는 안 4단 역시 이쪽계열이라고 해야 할 듯.
그런데 오늘은 왠지 서두르는 느낌이 든다. 흑 21, 23 이리저리 들여다보고 25, 27로 지키는 압박전법에 우상귀 흑 29로 지키기까지 모두 노타임. 백 30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손을 멈추고 첫번째 장고(長考)에 들어간다.
바둑단신. 일본 프로바둑 대삼관(大三冠:기성, 명인, 본인방) 장악에 나선 조치훈 9단이 지난7일 의 `니코' 호텔에서 개막된 제21기 명인전 도전 7번기 제1국에서 61수만에 다케미야 명인을 꺾고 서전을 장식했다.
83년 조 9단이 이룩했던 대삼관의 위업은 일본 프로바둑사에 유일무이한 금자탑. 전세계 바둑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제2국은 18~19일 일본 아타미사 `아타미 이시데이'호텔에서 속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