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우피골드 주연…웃자고 만든 영화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1일 15시 18분
**여자농구 코치 해프닝에 '포폭절도' 걸어다니는 엔터테이너 우피 골드버그가 이번에는 농구코트에 나섰다. 미국 프로농구()를 무대로 펼쳐지는 `에디'(Eddie)는 극성 농구팬인 택시운전사 에디(우피 골드버그)가 우연히 뉴욕 닉스팀의 코치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포복절도의 해프닝을 담고 있다.
`칼라 퍼플'에서 한에 찌든 가엾은 인생으로 첫선을 보인 이래 `사랑과 영혼'에서는 엉터리 심령술사, `시스터 액터'에서는 가짜 수녀로 눈물과 웃음을 번갈아가며 안겨줬던 우피 골드버그의 재능이 잘 드러난다.
우피 골드버그 자신이 뉴욕에서 태어나 성장했고, 뉴욕을 무대로 활동해오면서 뉴욕닉스의 열렬한 팬이어서 `에디'에서의 열연은 당연지사. 원래 에디 역할이 남자로 되어 있었으나 뉴욕 닉스의 코치를 맡게 되는 설정의 인물로는 우피 골드버그만한 배우가 없어 전격적으로 바뀌었다는 후문. 우피 골드버그의 가장 큰 무기는 편안하다는 점. 언제 어느때나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에디'에서도 비록 체육관 3층의 제일 꼭대기 자리이긴 하지만 정기좌석권을 구입해 뉴욕 닉스를 열렬히 응원하는 택시운전사로 나와 마치 이웃사람인 양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영화속의 뉴욕 닉스팀은 한국농구대표팀과 흡사하다. 오빠부대의 극성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정신력은 `빵점'인 한국 남자농구대표선수들을 보는 것 같다.
그럼에도 에디를 비롯한 뉴욕의 팬들은 제발 한번만이라도 이겨달라고 뉴욕 닉스를 응원한다.
결국 연전연패의 뉴욕 닉스는 스포츠재벌에게 매각되고 마는데, 이로 인해 에디에게 행운이 찾아든다. 바로 새 구단주의 인기회복 전략으로 에디에게 명예코치의 기회가 주어진 것.
평소에 동경하던 빅스타들을 만나게 된 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에디. 하지만 에디는 이들이 하나같이 자기중심적이며 스타의식에 빠져있음을 알고 실망한다.
에디가 구상한 코치방법은 선수들의 개인적인 갈등과 문제점을 인간적으로 도와주는 것. 아내와의 갈등으로 고민하는 선수, 영어를 하지 못하는 러시아 수입선수, 또는 무릎부상으로 벤치신세인 한물 간 선수 등을 대화와 화해로 풀어가면서 팀워크를 다져간다. 처음부터 웃자고 만든 영화여서 부담은 없다. 그렇다고 비판의 메스가 전혀 없지도 않다. 순수를 잃어버린 스포츠스타들과 스포츠를 상업적으로만 이용하는 기업인들을 은근히 꼬집는 `일침'도 놓치지 않고 있다.
한 가지 부러운 점은 뉴욕 닉스팀의 선수들이 모두 실제로 선수들이라는 사실. 때문에 박진감 넘치는 농구경기 장면은 실제상황과 다름이 없다. 코트의 악동 데니스 로드맨이 진분홍색으로 머리염색을 하고 우피 골드버그와 입씨름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스티브 래시 감독. 26일 명보극장.
< 이창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