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현] 다승왕 승부수
기사입력 1996년 09월 10일 15시 03분
## 남은 9경기 3번 등판 "다승왕을 친구의 영전에… ." 해태의 `싸움닭' (32)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지난 8일 새벽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의 죽음을 맞은 때문이다.
눈물로 새벽을 하얗게 지새고 등판한 8일 부산 롯데전에서 공이 제대로 잡힐리가 없었다. 다승왕 싸움의 고비에서 1이닝동안 2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방어율(2.03)도 한화 에게 1위(2.00)를 내줬고 승률도 3위(0.714)로 떨어 졌다. 경기가 끝난뒤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 친구의 마지막 가는길을 지켜봤다. 그리고 약속했다.
올시즌 다승왕을 친구에게 바치겠노라고.
에게 다승왕 등극은 친구와의 절실한 약속이다.
어깨가 빠지더라도 꼭 이루어야 할 막중한 책임이다.
은 최근 3번 등판에서 2패만을 기록하며 지난달 22일 15승을 올린 뒤 승수를 쌓지 못했다. 이사이 한화 과 롯데 (16승)이 선두로 나서 3위로 밀려났다.
시즌 막판에 접어들면서 최고의 무기였던 컴퓨터 제구력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듯 엉망이 된데다 친구의 죽음까지 겹친 탓이다. "아직 마음이 진정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슬픔에 젖어있는 것이 친구를 위하는 길이 아니잖아요." 이 앞으로 등판할 기회는 최대한 3차례.
다승왕 커트라인을 18승으로 잡을 때 전승을 해야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친구를 위해, 또 자신을 위해 절대 놓칠 수 없다는 각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