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후방은 내게 맡겨라'-저격병 킬러
기사입력 1996년 09월 08일 14시 11분
전남을 잡으려면 김태영(26)이란 `대인지뢰'를 우선 제거해야 한다.
올시즌 전남은 한참 잘나가는 상위권 팀의 발목을 붙들어 `물귀신'이란 별칭을 갖게 됐다.
우승권에 들 전력은 아니지만 허정무 감독이 부임한 이후 우승 후보의 길목을 곧잘 가로막곤 했다.
얄궂게 부리는 전남의 이런 오기는 김태영으로부터 기인한다.
그의 물샐 틈 없는 대인마크에 말려들면 날고 기는 골잡이들도 `공치는 날'이 허다하다.
후기리그 들어 급상승세를 보이던 천안 일화도 지난 4일 광양경기서 김태영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일화의 주포 이 김태영의 타깃이 됐고 경기내내 은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
또 7일 익산에서 벌어진 전북전서는 비탈리가 어김없이 그의 저인망에 걸려들었다.
올시즌 초반 올림픽대표팀에 24세 이상 와일드카드로 선발돼 잠시 팀을 떠나있을 때 그의 무게는 여실히 드러났다.
김태영이 올림픽팀에서 복귀하기 전인 지난 6월22일까지 8경기서 19실점을 했던 전남은 그가 돌아온 후 실점률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후기리그선 6경기서 5실점으로 수원 삼성(3실점) 부천 (4실점)의 뒤를 잇는 `짠돌이' 구단이 됐다.
상대 골잡이를 죽기 살기로 밀착 마크하는 스토퍼는 으레 플레이가 거칠 게 마련이고 경고와 퇴장은 `훈장' 쯤으로 여겨야 한다.
하지만 김태영의 플레이는 깨끗하다.
그의 올시즌 경고는 3개.
스토퍼로서는 놀라울 정도로 적은 경고 횟수다.
"무엇보다도 우리팀의 조직력이 살아나 기쁘다. 후방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다."
김태영의 개인적인 욕심은 시즌 종료 후 페어플레이상을 받는 것이다.
그리 어려운 일처럼 보이진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