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기 박카스배 천원전] ○조훈현9단 ●최명훈5단♣
기사입력 1996년 09월 07일 15시 31분
제10보 (192~226)=일본의 기타니 미노루(1909~1975)9단은 조남철9단, 김인9단, 하찬석8단, 조치훈9단 등 바둑스타들을 길러낸 바둑계 거목이다. 우리에게 목곡 실(木谷 實)로 잘 알려진 기타니9단은 또 오다케, 가토, 고바야시 고이치와 사토루9단 등 일본 바둑 스타들의 스승. 최신판 일본바둑연감의 족보를 뒤져보면 직속 제자만도 가장 많은 55명을 길러냈다.
기타니9단의 바둑전시회가 10~11월 두달간 일본 밑의 가나가와현 히라쓰카 시립박물관에서 열린다고 한다.
민화전, 도예전 등처럼 바둑이 박물관 전시회의 주제로 정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타니의 바둑유품은 물론 바둑문화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니, 비록 일본의 얘기지만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보로 돌아가 오늘의 은 작정이라도 한듯 `뭔가 보여주고' 있다. 초반의 섬전 같은 기습. 좌상귀의 눈부신 타개에 이어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속력행마와 사석작전의 고난도 기예.
백 192 이하는 알기 쉬운 빗장걸기다. 194, 196으로 중앙출구를 닫아걸고 198부터 204까지 깨끗하게 조여붙여 정리.
백 206. 보류해두었던 흑 두점을 기분 좋게 끊어먹는다. 내쪽에는 공격당할말이 없다는 것. 그리고 상대의 어느 한부분이 취약하다는 것은 일종의 두터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어음과 같다.
백(전보 백 176)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우변접전의 결과를 보면 백이 우변에서 10집 이상을 벌어들이는 동안 흑은
닷섯점을 우상귀 본대와 연결했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백 208, 210 그리고 212, 214. 흑이 찌르는 대로 싹싹하게 받아준다. 어떻게 해도 흑이 덤을 극복하기란 어렵다.
흑 215는 시간활용. 수가 날 여지는 없다. 좌상귀 백 224로 막아 여전히 반면 승부. 수순은 288수까지 지리하게 이어졌지만 승부를 뒤집을 만한 기회는 오지 않았다.(203… /205…201).
288수 끝 백 5집반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