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 고기 식탁 오른다
기사입력 1996년 09월 07일 14시 44분
생산량이 적어 일부 미식가들의 기호식품으로만 여겨졌던 말고기가 빠르면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유통될 전망이다. 한국 경주마생산자 협회 김병현 회장(62)은 7일 "경주용으로 생산된 말 가운데 경주마로 적합지 않은 말을 도축, 빠르면 내년부터 말고기로 판매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조만간 , 축산시험장 등 관계기관과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에는 총 75개 농가가 연간 3백여마리의 경주용 망아지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절반 정도만 경주마로 선택되고 나머지는 폐마조치돼 땅속에 묻히거나 소값의 5분의1도 안되는 마리당 50만원선에 와 대구, 정읍 등지의 말고기 식당으로 넘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말고기 식당에서 소비되고 있는 양은 경마장과 전국 승마장에서 은퇴하는 말과 조랑말을 포함, 연간 1천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말고기는 맛이 쇠고기와 비슷하지만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으며 육질이 쫄깃해 노인층의 건강식과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말고기가 대량 유통되고 있는 일본의 경우 말고기 값이 쇠고기의 두배에 이르는 등 인기 식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또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경마장(2백66개)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 1천4백여개의 말고기 정육점이 성업중이다.
김회장은 "정확한 판매시점 등은 당국자와 협의를 마친뒤 결정되겠지만 전국적인 판매망이 형성되면 생산농가에 경주마 이외에 도축용 말을 생산토록 유도, 공급량을 크게 늘릴 계획"이라며 "일본에 수출할 계획도 세우고 있는 만큼 영세한 경주마 생산농가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말고기의 본격 공급 계획에 대해 마주협회와 를 비롯한 관련기관들은 매우 긍정적인 입장이다.
마주협회의 권동섭 부회장은 "일본이 경마 매출액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말고기가 일찌감치 기호식품으로 정착, 생산농가들의 수익을 뒷받침 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