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루스타임의 비밀
기사입력 1996년 09월 06일 15시 43분
## 주심 시계2개로 경기시간 체크 ■…축구경기는 도대체 몇분간 진행되는 것일까. 지난 24일 광양경기에서 부산 대우는 1-0으로 리드하고 있다가 후반 48분 전남 에게 뼈아픈 PK(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줘 1대1로 비겼다.
지난 21일 동대문경기인 안양 -전남전(3대3)에서 의 박 철이 동점골을 터트린 것은 후반 46분.
신문지상에도 이들 골이 기록된 시간은 각각 후반 48분과 후반 46분으로 표기됐다.
축구경기가 전-후반 각 45분씩임을 알고 있는 축구팬들이라면 `후반 48분' `후반 46분'이라는 표현에 한번쯤 의문을 품어봤음직하다.
물론 이것은 루스타임 동안 골이 터졌다는 의미한다.
의 경기규칙서 제 7조에 따르면 경기시간은 쌍방이 동의했을때를 제외하곤 전-후반 각 45분씩으로 하고, 다만 선수교체나 부상자 이동시 혹은 고의적인 경기지연행위로 소비된 시간에 대해서는 주심의 결정에 따라 소비된 시간만큼 경기시간을 늘리도록 하고있다. 이 7조의 단서조항이 바로 루스타임 제도이다.
그렇다면 축구는 `루스타임'이라는 룰 때문에 몇분간 진행되는 것인지를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종목인가.
하지만 심판이 루스타임을 적용하는 메카니즘을 살펴보면 축구경기는 정확히 전-후반 각 45분씩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심은 보통 2개의 시계를 준비하고 경기에 임한다.
그 하나는 경기의 총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로 플레이된 시간을 체크하기 위한 것이다.
주심은 경기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양팔에 나누어 찬 시계를 동시에 작동시킨뒤 경기를 지체시키는 상황이 발생하면 실측용 시계를 멈추고 상황이 해제되면 다시 작동시킨다.
주심은 플레이시간을 `실측'하는 시계가 45분을 가리키면 각각 전-후반을 종료시키게 된다.
이런저런 이유로 경기가 중단되는 시간을 제외하고 정확히 45분간의 플레이를 진행시킨뒤 종료시키기 때문에 전-후반은 45분간 진행되는 것이다.
주심은 루스타임을 적용시키면서 경기의 총시간을 알려주는 시계를 참고로 하게되는데, 이는 상식을 초월해 20~30분간 루스타임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경기기록원은 주심과는 상관없이 경기시작 시간을 기준으로 모든 상황을 기록하기 때문에 `후반 48분' 등의 시간이 나오는 것이다.
참고로 가장 많은 루스타임이 적용된 국제경기는 지난 94년 미국월드컵의 한국-볼리비아전(0대0)으로 전-후반을 합쳐 13분40초의 루스타임이 주어졌다. < 송진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