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과다노출 단속…PC통신 찬반논란
기사입력 1996년 09월 05일 15시 33분
**250여건…절대다수 반대의견 "노출단속엔 유방시위로 맞서자!" 요즘 컴퓨터 통신망인 의 토론한마당(go forum)에는 경찰의 과다노출 단속에 대한 찬반토론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개설된 뒤 지금까지 올려진 의견수는 모두 250여건. `찬성'도 있지만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젊은 통신인들이라 그런지 `반대'가 절대다수. 올려진 글과 의견도 가지가지.
`선동형'으로는 이미 통신스타로 잘 알려진 `모라'씨가 대표적인 경우. 그녀는 "노출단속엔 유방시위로 맞서자"고 주장, 눈길을 끌고 있다.
그녀는 "여성의 노예화가 뿌리깊고, 여성의 지위가 낮고, 여자가 물건처럼 취급되고, 여자의 목소리가 없는 사회일수록 여자는 몸을 노출시킬 수 없다"며 "브래지어는 남자가 차라. 유방을 자랑하라. 여자들은 귀찮은 브래지어 대신 유방을 드러내놓고 보란듯이 유방시위를 벌여 노인들이 그걸 보고 기절해서 쇼크사하면 권력을 장악하고 남자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녀는 또 `유방은 행진하라'는 선동적인 노래가사까지 지어올려 눈길.
차라리 한복을 입자는 주장을 펴는 여성도 있다.
"이제 한복을 입고 다녀야겠어요. 속고쟁이 겉고쟁이 속바지 겉바지 속치마 모두 챙겨입도록 합시다. 그러면 노출도 완벽하게 막고 `벗기기 귀찮아서라도' 성범죄는 줄어들 것입니다"
심지어 "차라리 남자들이 실수하지 않도록 남자들에게 무쇠로 만든 갑옷을 만들어 입히든지, 무쇠로 만든 정조대를 만들어 여자들이 봉변을 당하지 않도록 하나씩 채우든지…"라는 의견까지 올라있다.
시민의식을 무시한다는 `불쾌감 표명형'도 많다.
"노출 심한 여자보고 다들 침흘리면서 으슥한데로 끌고갈 생각만 한다는 것이냐? 도대체 90년대의 국민을 뭘로 보시길래 그따위 발상을." "벗고 다니면 성폭행 당합니까? 그럼 독서실 다녀오는 청바지, 박스티 차림의 여중-고생은 왜 당하죠? 외국남자들은 안그렇고 우리나라 남자들은 그렇다는 겁니까? 우리나라 남자들은 자제력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다는 거예요?"
`논리적 반박형'으로는 "원시시대에 조상들은 모두 죄를 짓고 살았다. 과다노출하고 있었으니까" 같은 것이 있다.
`현실형'으로는 "성폭력이 우려되면 거둔 세금 가지고 으슥한 골목길 전등이나 하나 더 달고, 경찰인력 늘리고…" 가 있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우리나라는 70년대처럼 좀 보수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