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천] 목타던 첫승 슛 '이제부터 시작'♣
기사입력 1996년 09월 05일 14시 39분
**대우전 종료직전 극적결승골 "누가 나를 노장이라 비웃는가!" 전북의 베테랑 공격수 오동천(31.전북)이 오뚝이같은 불꽃투혼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오동천은 지난 4일 하위권탈출의 분수령인 대우전서 1-1로 팽팽히 맞선 종료 6분전에 천금같은 결승골을 작렬, 팀의 후기리그 첫승을 견인했다.
오동천은 자신의 시즌 1호골이기도 한 이날 골로 팀을 최하위에서 탈출시키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놓았다.
팀의 듬직한 맏형으로서 위기때 한껏 진가를 발휘한 것이었다.
그에게 올시즌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일화에서 전북으로 이적해 전체일정의 70%이상인 28게임을 소화하며 신생팀 돌풍을 주도했지만 올해엔 그다지 뚜렷한 실적이 없었다.
항상 주위를 맴돈 부상탓이었다.
그러나 대우전에서 통렬한 황금골을 쏘아올려 결코 `쓰러져가는 노병'이 아님을 입증했다.
서울시청에서 뛰던 오동천은 지난 89년 10년 스승인 박종환 감독의 부름을 받고 일화의 창단멤버로 프로에 발을 들여놨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처음 3년은 빛보다는 그림자에 더 익숙했다.
하지만 말없이 흘린 땀의 대가는 곧 찾아왔다.
성실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노력파인 그는 3년을 기점으로 점차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일화가 전성기를 구가할때 그가 상당한 몫을 해냈다는 것이 주위의 한결같은 얘기.
93~94년에 걸친 일화의 리그 2연패(連 )에도 그의 족적은 짙게 아로새겨져 있다.
빈곳을 찾아 찔러주는 컴퓨터 패싱이 일품인 그는 이제 완숙의 경지에 다다른 노련미까지 겸비, 게임 흐름을 읽는 눈이 특히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