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수] 긴 '방랑벽'털고 후기 종횡무진 ♣
기사입력 1996년 09월 04일 15시 26분
## 91년 유망주로 프로 첫발후 툭하면 이탈 …복귀 천안 일화의 `방랑자' 조일수(24.MF)가 제자리를 잡았다. 2차례에 걸친 임의탈퇴 등 끝없는 방황으로 그라운드 주변을 겉돌아 온 그가 마침 내 일화의 `무적멤버'에 합류한 것이다. 사실 웬만한 열성팬이 아니고서는 조일수를 기억하는 이는 극히 드물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그를 작년이나 올시즌 드래프트에서 5~6순위 쯤으로 들어온 무명의 새내기 정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지난 91년에 일화 유니폼을 입은 프로 6년차다.
고를 졸업하면서 곧바로 프로에 발을 들여놓는 바람에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신태용 박광현 등 일화의 핵심멤버들 보다 오히려 데뷔가 1년 빠르다. 입단 당시만 하더라도 그는 엄지손가락에 꼽힐 만큼 탁월한 기량의 소유자였다.
청소년대표(16세 이하) 출신으로 모든 지도자들이 눈독을 들였던 `될성부른 나무' 였던 것이다. 고교생의 신분으로 연고지명에 의해 일화에 스카우트된 사실 만으로도 그의 진가 를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잠재의식 속에 꿈틀거리던 `방랑벽'이 문제였다.
잠시도 팀에 머물지를 못한 채 이탈과 복귀를 반복하며 출중한 재주를 꽃피워볼 기회를 스스로 저버렸던 것이다. 10경기 교체출전에 1골.
작년시즌까지 5년동안 쌓은 그의 초라한 프로경력에서 방황의 심각성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후기리그 들면서 오랜 방황에 마침표를 찍은 조일수는 완전히 딴 사람이 돼 있다. 매경기 90분을 줄기차게 뛰면서 잠재된 기량을 마음껏 뿜어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추세라면 주전자리를 꿰차는 것도 시간문제다.
6년간의 기나긴 방랑생활을 마감하고 돌아온 조일수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쳐갈 지 무척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