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마음은 쓰려도 축하해줘야죠' ♣
기사입력 1996년 09월 04일 15시 19분
## '30-30대 기록' 희생양 @@ "상처난 자존심 다승왕으로 달래겠다" "주인공이 있으면 악역도 있다." 현대 이 3일 프로 첫 `30-30클럽'에 가입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뒤편엔 큰 그림자가 있었다. 3회초 에게 3점홈런을 허용한 (36)다.
도 통산 경기출전(472)과 세이브(195)부문서 독보적인 한국신기록 행진을 벌이는 중이었다. 게다가 15승으로 치열한 다승왕 경쟁을 벌이고 있어 살얼음 위를 걷듯이 볼을 던지 는 모습이었다. 5-4로 앞선 8회초 1사 1,2루서 강판한 는 어깨를 늘어트리고 곧장 라커룸으 로 향했다. 눈의 콘택트렌즈를 빼자 마자 후배 이 달려왔다.
아무말 없이 옆에 나란히 앉아 있었지만 는 무척이나 고마웠다.
"투수라면 홈런은 누구나 맞을 수 있다. 포크볼이 손가락에서 덜빠진 실투였지만 잘친건 잘친 거다." 는 쓰린감정을 애써 감추고 의젓한 모습으로 을 축하했다.
위성 TV로 경기를 지켜본 부인 김미경씨도 "남편이 홈런은 올해 3개밖에 맞지 않았 었는데 하필… "하면서 안타까워 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사람들은 리드하고 있는 상황서 다승왕이 걸린 가 주자 를 남겨둔 가운데 뺀 벤치의 처사는 너무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다승왕 경쟁자 중의 한명인 해태 이 같은날 패전투수가 돼 여전히 공동 1위 그룹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의 남은 선발출전 기회는 최대한 3경기.
올시즌 의 마지막 희망이기도 한 다승왕의 꿈을 꺾지 않고 있는 는 스파이 크 끈을 더욱 바짝 동여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