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환]등판때마다 타선침묵 … '완봉으로부진보답'
기사입력 1996년 09월 04일 15시 03분
## "웃을 힘도 없네'
"괜찮아요. 다음엔 완봉하면 되죠, 뭐."
OB (19)은 3일밤 대전경기가 끝난뒤 숙소인 새서울호텔 311호로 돌아와 괜
히 헛웃음만 날리고 앉아있었다.
애써 쾌활한척 하는게 더 썰렁했던지 룸메이트인 선배 는 "애썼다"고 한마
디 불쑥 하고는 "마실 갔다 온다"며 슬그머니 나가 버렸다.
혼자 남자 더이상 `표정 관리'가 필요없어 편했다.
이날 한화전에서 8이닝 동안 3안타 1실점 완투를 하고도 얻은 것은 9연패의 지긋
지긋한 딱지 뿐.
3회말 한화 1번 강석천에게 아차 순간 1점홈런을 허용한 것을 빼고는 완벽에 가까
운 투구였지만 단 한번의 실투를 묻어버릴 기회는 끝내 오지 않았다.
자신만 등판하면 얼음물을 끼얹은듯 침묵하는 타선은 이번에도 단 3안타에 무득점.
9연패를 하는 동안 팀타선은 0점 5차례, 1점 4차례로 단 1게임도 `2점'을 얻어주지
못했다.
지난달 22일 광주 해태 더블헤더 2차전서는 8회부터 이 마무리를 맡기로 돼
있었지만 3-2로 앞선 7회말 2사후 에게 1점홈런을 맞고 동점을 내준뒤 강판
당하기도 했다.
"다 경험이라 생각하면 괜찮아요. 그런데 집에 전화할 면목이 없는게 제일 큰 문제
죠."
방에 올라오기 전 서울집과의 통화에서 어머니 송영심씨(43)는 "오늘도 잘 던졌다"
고만 했을뿐 승패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감독은 의 연패가 화제에 오를 때마다 지난 91년 쌍방울 감독시절 고
졸 신인이던 김원형이 9연패 뒤 4연승 포함 6승을 했던 일을 예로 든다.
이제 똑같이 9연패니 앞으론 도 웃을 일만 남았을까.
은 오는 8일 인천 현대전에 선발 등판해 `쇠 심줄'같은 연패사슬과 다시 싸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