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 소설] Love Love Love......이규형(87)
기사입력 1996년 09월 03일 19시 35분
$$$$$ 물장사 이야기 (23) $$$$$.
그의 이야기는 슬펐다. 이정도 능력있는 사람에게도 인생이란 역시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구나. 그런 인생의 버거움이 그녀에게전해져 왔다.
"남자들끼리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지. 20대엔 시간은 있는 데 돈이 없어서 인생이 힘들고, 30대엔 돈은 있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힘들고, 40대엔 막상 돈도 있고 시간도 있는 데 몸이 말을 안들어서인생이 힘들고…그런데 내 경우는 말이야 몸도 건강한 40대인데 인생이 무겁단 말이야. 인생이 엇갈려 두삶의 인생 톱니바퀴가 말이야.".
작품 욕심이 왕성했던 그는 30대에 상상할수도 없는 많은 작품들을 그려냈다. 만화방이란 델 가보면 그의 이름으로 된 코너가 벽 하나를 장식하고 있다.
"한번 유명해 지기 시작하니깐 인생이 내 마음대로 통제가 안되는거야. 정말 가난한건 지긋지긋하고 가족한테 만큼은 돈으로 해서 받는궁색함은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았으니까 죽을만큼 일했지.
하루에평균 10시간 30대의 10년간 남들 20년 일하는 치를 해댄거지. 물론 돈은 거기에 비례해서 쌓이고…아이러니칼하게도 내가 시간에 쫓길수록반비례로 집 사람은 시간이 남아서 인생이 힘든거였는데 그걸 몰랐지.막상 40이 돼서 퍼뜩 정신이 들었어, 인생이 이게 아니다 집에서 좀쉬자고 느꼈을 땐 땡! 이미 늦었어.".
"사모님에게 남자친구 있는 게 어떤 면에서 제일 힘드세요? 선생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요즘은 남자친구 가진 여자들 많아요.".
"아무리 그래도 나만은 절대 아니라 생각했지.
그게 극복이 안돼. 나한테 절대 있을 수 없는 또는 있어서도 안되는 인생의 커트라인을 넘어간거야.".
"질투하세요?".
"그런 감정은 아닌 것 같아. 오히려 대책 없는 허전함 같은거지.".
"사모님한테 그런 얘기 하셨어요?".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더 힘든 지도 몰라, 그 얘길 하는 순간 우리사인 깨지는거니까.".
"사모님은 그렇게 생각 안하실지도 모르잖아요, 서로 얘길 하면 원상태로 갈 수도 있는 거 아니예요?".
"원상태? 허허 물장사 수완은 40먹은 마담보다 한 수 위인 사람이이런면에서 남자심리는 왜 그렇게 모르지?".
"어떤 면에서요?".
그녀도 그 점은 인정하고 있는 바이다.
어떤 면은 진짜 남자보다더 빠삭한데 가끔씩은 모든 여자들이 다 알고 있는 상식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학교다닐때부터.
"과거도 인생이다. 과거는 과거로 돌리자는 남자들의 말을 믿으면안돼. 그건 개인의 역사인데 역사를 어떻게 돌릴수가 있나?".
과거도 인생이다! 이 말은 그녀 가슴을 쳤다. 어쩌면 그녀에게 쏘듯이 하는 이야기 인지도 모른다. 물장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말이다.
< 계속 >.
